"프랑스, 미식의 나라에서 정크푸드 왕국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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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에 자리 내 준 '프루스트의 마들렌'.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화자는 우연히 홍차에 적신 마들렌(구움과자) 한 조각을 먹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르피가로가 인터뷰한 한 남성은 "빅맥이 새로운 '프루스트의 마들렌'이 됐다"며 "맥도날드에 갈 때마다 학생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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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빅맥'에 자리 내 준 '프루스트의 마들렌'.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화자는 우연히 홍차에 적신 마들렌(구움과자) 한 조각을 먹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행복했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무언가'를 가리켜 프랑스인들이 '프루스트의 마들렌'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에선 '마들렌' 역할을 미국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의 '빅맥'이 차지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프랑스 르피가로 보도를 인용해 '미식의 나라' 프랑스가 '정크 푸드의 왕국'이 됐다고 소개했다.
한 식음료 데이터 플랫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내 패스트푸드 매장 매출은 전년도인 2021년과 비교해 26% 증가했다.
패스트푸드 매장 수는 20년 전의 4배인 5만1천500곳으로 늘었는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7%나 증가한 수치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맥도날드다.
앞서 프랑스의 맥도날드 반대자들은 1999년 남부 미요에 문을 연 매장을 철거했고, 2019년 서부 라로셸 근처의 올레롱 섬에 지점이 들어서는 것을 막으려고 5년간 법적 투쟁을 벌였지만, 맥도날드는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용케 살아남았다.
또 다른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인 파파이스는 올해 처음 파리 북역 근처에 매장을 열었는데 인기가 대단하다. 손님이 너무 많아 매장에서 안전 요원을 고용할 정도다.
올리비에 레고 파파이스 프랑스 지점장은 르피가로에 "프랑스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패스트푸드 시장"이라며 "프랑스인의 절반은 매달, 5분의 1은 매주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르피가로는 "미식의 나라가 패스트푸드의 왕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르피가로가 인터뷰한 한 남성은 "빅맥이 새로운 '프루스트의 마들렌'이 됐다"며 "맥도날드에 갈 때마다 학생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답했다.
신문은 치솟는 물가 성장률이 패스트푸드 이용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크 숌므 프랑스 호텔산업노조위원장에 따르면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는 사람은 2019년에 비해 절반이나 줄었다. 이들 대부분은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다고 한다. 숌므 위원장은 남부 마르세유의 경우 이 비율이 70%나 떨어졌다며 "재앙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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