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치동 강사, 우울증갤러리서 만난 미성년과 성관계"

[서울경제]

최근 10대 여학생이 서울 강남 빌딩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 경찰이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대치동 학원가에서 일하던 30대 강사가 해당 커뮤니티에서 만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수학 강사로 일하던 30대 남성 A씨는 2021년 12월 우울증 갤러리에서 알게 된 미성년자 B양(당시 18세)과 온라인상에서 연락을 주고받은 뒤 B양의 거주지 인근으로 찾아가 성관계를 맺고 현금 20만 원을 계좌로 입금했다.

A씨는 B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스스로 소중히 여겨라”, “왜 스스로가 싫으냐”, “충분히 귀엽고 예쁘다” 등의 말을 건넸고, 택배로 전자담배 등을 보내거나 B양의 대학 진학 서류 등을 검토하며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A씨는 학원 및 개인 교습 경력이 10년가량 있는 ‘간판 강사’로, 현재 강사 일을 그만둔 상태다. 지난해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익명의 제보자가 학원 측에 A씨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리면서 A씨가 일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성관계는 강요가 아니라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며 “(B양에게) 돈을 준 것은 맞지만 (성관계와는) 별개의 것이었다. 만나러 오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해서 교통비 등으로 쓰라고 줬다”고 말했다. 이어 “학원을 그만둔 지 1년 가까이 됐다”며 “앞으로도 강사 일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 10대 여학생이 SNS 라이브 방송을 켠 채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사건의 배경에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가 있다고 판단, 서울청의 형사·여성청소년·사이버수사 기능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청소년 ‘그루밍 성범죄’가 다수 있었다는 의혹 등 해당 커뮤니티 관련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우울증 갤러리 일시 차단을 요청하고, 디시인사이드 측에도 폐쇄 요청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디시인사이드 측은 임시 폐쇄 요청을 거부하고 “당분간 성인 인증한 이용자만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사라 인턴기자 sar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