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65만개 시내 한복판에 쌓아놓고…방독면 쓴 남성, 무슨 일

박선민 기자 2023. 4. 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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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담배꽁초 65만개를 쌓아두고 무단투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안드레아스 노에(34). /AFP 연합뉴스

포르투갈에서 한 남성이 담배꽁초 65만개를 쌓아두고 담배꽁초 무단투기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25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출신 안드레아스 노에(34)는 지난 23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코메르시우 광장에 담배꽁초 65만개를 모아둔 채 시위를 벌였다.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지 말라는 취지에서다. 노에는 방독면을 쓰고 담배꽁초 더미 위에 올라가는 등의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담배꽁초 65만개는 플라스틱 통 40개를 가득 메울 정도로 방대한 양이었다. 이는 시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1400여명이 불과 일주일 동안 길거리 곳곳에서 주워 모았다.

노에는 담배꽁초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이 같은 시위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배꽁초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숨겨져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몰라,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 같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담배꽁초 투기가 해양 오염과 기후위기를 야기한다. 포르투갈의 모든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개인이 기후위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보여달라”고 했다.

지난 23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담배꽁초 65만개를 쌓아두고 무단투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안드레아스 노에(34). /AFP 연합뉴스
지난 23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담배꽁초 65만개를 쌓아두고 무단투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안드레아스 노에(34). /AFP 연합뉴스

실제로 대부분 담배 속 필터는 90% 이상이 플라스틱이다. 담배꽁초는 크기가 작고 가벼워 어디에 버려져도 빗물·지하수·바람 등에 쉽게 쓸려 바다까지 간다. 담배 필터가 가느다란 섬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반 플라스틱보다 더 빠르게 지름 5㎜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이를 물고기 등이 먹게 되면 먹이 사슬을 거쳐 결국 사람 몸에도 축적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는 4조개 이상의 담배꽁초가 무단으로 버려지고 있다. 이는 모든 담배꽁초의 3분에 2에 달하는 수치다. 사실상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제대로 버리는 것보다, 길거리에 아무렇지 않게 무단투기하는 비율이 더 많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1246만여개의 담배꽁초가 길거리에 버려진다.

한편 노에는 분자 생물학 연구원으로 일반 기업에 다니다, 2019년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돌연 퇴사했다. 이후 여러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며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알렸다. 2년 전에는 두 달만에 포르투갈 해안에서 환경운동 활동가들과 100만여개의 담배꽁초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작은 행동이라도 뭉치면 큰 결과를 만들어 낸다”며 “휴대용 재떨이를 가지고 다니며 지구를 지켜달라”고 했다.

지난 23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담배꽁초 65만개를 쌓아두고 무단투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안드레아스 노에(34).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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