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반려동물 영업자 최대 2년 징역…학대 시 치료제도 도입

박영주 기자 2023. 4. 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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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농식품부, 27일부터 '동물보호법' 개정·시행
무허가 영업 지속 시 지자체가 영업장 폐쇄
소유자 없이 기르는 곳에서 벗어나면 안 돼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를 돌보고 있다. 사진과 기사 내용은 관계 없음. 2023.03.23. jtk@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불법으로 행해지는 반려동물 생산·판매 등을 방지하기 위해 무허가 영업에 대한 처벌이 벌금형에서 징역형으로 강화된다. 반려동물을 학대할 경우 치료프로그램도 이수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부터 이러한 내용의 '동물보호법' 및 '동물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개정 법령에 따라 반려동물 수입, 판매, 장묘업이 종전의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되고 무허가 또는 무등록 영업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이전에는 무허가·무등록 영업자에 대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했는데 앞으로는 무허가 영업자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무등록 영업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아울러 무허가·무등록 영업장, 영업정지 처분 등을 받았음에도 영업을 지속한 영업장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 영업장 폐쇄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존의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시 처벌·제재는 영업정지뿐이었으나 '노화나 질병이 있는 동물을 유기하거나 폐기할 목적으로 거래 금지' 등 동물복지 측면에서 중요한 준수사항 위반 시 벌금·과태료가 병과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12개월령 미만 개·고양이 교배·출산 금지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 벌금, 2개월령 미만 개·고양이 판매 금지 위반 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노화나 질병이 있는 동물의 유기·폐기 목적으로 거래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반려동물을 생산·수입·판매하는 영업자는 매월 취급한 반려견(등록 대상 동물) 거래일자, 동물의 종류 및 마릿수, 구입처 및 판매처 등 거래내역을 관할 시·군·구에 신고해야 하고 반려견을 판매할 경우 해당 구매자 명의로 동물 등록을 한 후 판매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 관계자 등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양평 개 1,200여마리 아사 사건 규탄, 강아지 공장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3.23. bluesoda@newsis.com


학대받는 동물 보호 조치를 위한 제도 여건도 개선된다. 학대받은 동물로 판단해 지자체가 구조할 경우 소유자로부터 격리해야 하는 기간이 3일 이상에서 5일 이상으로 늘어난다. 소유자가 해당 동물을 반환받을 경우 지자체에 학대 행위 재발 방지 등을 위한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동물 학대 재발 방지 조치의 일환으로 학대 행위자에 대한 수강 명령 또는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제도도 도입된다. 법원이 동물 학대 범죄로 유죄 판결을 선고하면서 200시간 내에서 재범 예방을 위한 동물 학대 행동의 진단·상담, 소유자로서의 기본소양 교육 이수 등을 명령할 수 있다.

지자체 동물센터에서 동물의 구조·보호·입양 등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인력 확보 기준도 보호동물 20마리당 1명 이상의 보호·관리 인력으로 구체화했다. 센터 종사자 의무교육 제도도 신설된다.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를 도입해 기존의 사설 동물 보호소는 관할 지자체에 시설 운영 사실을 신고하고 보호동물의 적절한 관리를 위한 시설 및 운영기준을 준수하도록 했다. 다만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신고제 적용 대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동물보호 마릿수 400마리 이상 시설은 올해 4월27일부터 2025년 4월26일까지, 100마리 이상은 2025년 4월27일~2026년 4월26일, 20마리 이상 시설은 2026년 4월27일 이후 지자체에 신고하면 된다.

소유자가 양육을 포기한 동물을 지자체에서 신청받아 인수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된다. 다만 무분별한 인수 신청을 막기 위해 소유자가 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 경우 지자체에서 인수를 거부할 수 있다.

인정되는 사유는 6개월 이상 장기 입원·요양, 병역 복무, 태풍·수해·지진 등으로 인한 주택 등 파손,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 입소, 이에 준해 지자체장이 인정하는 사유 등으로 제한된다.

반려동물 소유자 의무도 강화된다. 반려견이 소유자 등 없이 기르는 곳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반려견 동반 외출 시 목줄·가슴줄이 아닌 이동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 동물이 탈출할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갖춰야 한다.

소유자 등은 '주택법 시행령'에 따른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및 공동주택 내부 공용 공간에서는 반려견을 직접 안거나 목줄, 가슴줄을 잡는 등 이동을 제한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 공간이 기숙사, 다중생활시설, 노인복지주택, 오피스텔 등 준주택 내부 공용공간까지 확대된다.

도사견, 핏불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등 맹견의 경우 출입 금지 지역이 현행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특수학교 등에서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어린이공원, 어린이 놀이 시설까지 확대된다.

반려동물 소유자 등은 반려동물을 줄로 묶어서 기르는 경우 그 줄의 길이는 2m 이상이 되도록 하고 빛이 차단된 어두운 공간에서 장기간 기르면 안 된다. 동물을 키우는 곳이 소유자 거주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면 그 동물의 위생·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실험동물 전임 수의사 제도도 도입된다. 연간 1만 마리 이상 실험동물을 보유·사용하는 기관, 1만 마리 미만이라도 동물의 감각·지각 능력을 감안한 기준에 따른 실험동물을 보유·사용하는 기관은 실험동물을 전담하는 수의사를 둬야 한다.

송남근 농식품부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이번에 시행되는 신설·강화 제도들이 현장에 잘 정착되도록 홍보, 지침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반려인, 지자체, 관련 단체 등 의견 수렴을 거쳐 동물복지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법' 및 '동물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내용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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