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작년 이익 감소에도 R&D 투자 14%↑…삼성전자 年25조 '1위'
상위 10개 기업, 총 48조 투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해 경기 둔화로 국내 대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5% 이상 감소했지만 R&D(연구개발) 투자는 14%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통해 연구개발 활동을 3년 연속 공시한 231개 기업(금융사 제외)의 지난해 R&D 투자액(연구개발비)은 68조4115억 원으로 전년보다 14%(8조4042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IT전기전자(40조8008억 원) △자동차·부품(8조9542억 원) △서비스(5조3145억 원) △석유화학(3조8285억 원) △조선·기계·설비(2조5542억 원) 등의 순으로 R&D 투자액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123조6785억 원으로 전년보다 42조1066억 원 줄어 25.4%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39조3782억 원 감소한 106조15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1% 줄었다.
CEO스코어 측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출 감소로 국내 대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했으나 미래 성장산업을 위한 R&D 투자는 늘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R&D 투자액이 증가한 기업은 231곳 중 173곳으로 74.9%에 달했다. 투자 규모를 줄인 기업은 58곳으로 25.1%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기업 4곳 중 3곳이 투자를 늘린 셈이다.
R&D 투자액 상위 10개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기아 △네이버 △LG화학 △현대모비스 △삼성SDI 등이다. 이들 기업은 최근 3년 연속 R&D 투자 상위 10곳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지난해 R&D에 총 47조8447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 부문은 AI, 차세대 반도체, 로봇, 전기차, 자율주행 등 기술분야에 집중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24조9292억 원을 투자해 조사 대상 기업 투자액 전체의 36.4%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반도체 사이클이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 감소했으나 R&D 투자액은 오히려 10.3% 늘렸다.
SK하이닉스도 전년보다 21.3% 확대된 4조9053억 원을 투자했다. 이어 LG전자는 12% 증가한 4조370억 원, 현대자동차 7.8% 증가한 3조3406억 원, LG디스플레이는 14.3% 증가한 2조4316억 원, 기아는 15.6% 증가한 2조1630억 원을 투자했다. 이외에 △네이버 1조8091억 원(9.3%↑) △LG화학 1조7800억 원(28.0%↑) △현대모비스 1조3727억 원(17.4%↑) △삼성SDI 1조764억 원(22.6%↑) 등을 R&D에 투자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이 가장 컸던 기업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의 R&D 투자액은 8581억 원으로 매출액의 32.1%를 차지했다. 이어 네이버가 매출의 22.0%를, 크래프톤 21.8%(4041억 원)를 R&D에 투자하며 20% 이상을 나타냈다. 이어 △엔씨소프트(4730억 원·18.4%) △셀트리온(4124억 원·18.1%) △대웅제약(2014억 원·17.3%) △원익IPS(1524억 원·15.1%) △한화시스템(3240억 원·14.8%) △카카오(1조213억 원·14.4%) 순으로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 비중이 높았다. 서비스·게임, 제약·바이오 등 고성장 산업 기업이 8곳에 달했다.
특히 네이버와 넷마블은 3년 연속 매출 대비 R&D 투자액 비중이 20%를 넘겼다. 넷마블은 전년보다 연구개발비를 50% 이상 늘리며 매출 3분의 1을 R&D에 투자했다. 카카오는 R&D 투자액을 전년 7645억 원에서 33.6% 늘리면서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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