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보유액 IMF 권고 3년째 미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수준을 3년째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외환보유액에 통화스와프와 IMF 탄력대출제도(FCL) 등을 모두 고려한 우리나라의 금융안전망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습니다.

국제금융센터가 IMF 등의 발표 자료를 참고해 내놓은 평가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지수는 97%로 집계됐습니다.

IMF가 단기외채와 통화량, 수출액, 포트폴리오나 기타 투자 잔액을 기반으로 적정 외환보유액을 산정하는 기준에 따른 것으로, IMF는 통상 100~150%를 적정한 외환보유액 수준으로 봅니다.

우리나라의 이 지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61.5%, 1999년 86.4%로 IMF 권고 수준을 밑돌았지만 2000년 114.3% 이후 2019년 108.1%까지 계속 100%를 상회했습니다.

그러다 2020년 98.9%로 떨어진 뒤 2021년(99%)과 2022년(97.0%)까지 3년째 권고 수준 하단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다시 말해, IMF는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을 2020년에는 4천480억 달러, 2021년 4천677억 달러, 2022년 4천362억 달러로 봤는데, 실제로는 3년 연속 이에 못 미쳤다는 의미입니다.

국제금융센터는 "2022년 중 글로벌 달러화 초강세에 대응해 아시아 주요국들이 자국통화 가치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이 감소, 일부 국가들은 (IMF) 권고 수준 하단에 근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여러 지표 중 통화량 커버율이 낮은 점이 영향을 미쳤으나, 해당 지표는 외환보유액 적정 수준을 평가하는 여러 참고지표 중 하나이므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위험 수준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가 주요 10개국(G10)에 포함되지 않는 아시아 9개국(중국·한국·대만·싱가포르·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의 금융안전망 현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경기둔화, 지정학적 불안 등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보유액 확충, 역내 금융협력 확대 등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오늘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IMF도 대외부문보고서·연례협의 등에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외부 충격 대응에 적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IMF의 외환보유액 평가 산식은 여러 평가 지표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