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돈봉투 질문'에 "與 김현아·박순자는요"…당내 "부적절" 지적

기사내용 요약
이틀 연속 물타기용 발언 이어져
비명계, 프레임 씌우기에 불만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적경제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3.04.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국민의힘 전 의원들의 이름을 차례로 대면서 맞불을 놨다.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이지만, 당내에서는 부적절한 프레임 전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영길 전 대표의 출국금치 조치'에 관한 질의에 " "박순자 전 의원 수사는 어떻게 돼 가나. 관심이 없나"라고 답했다.

다만 '송 전 대표와 통화했나', '만날 계획이 있나', '당 차원의 조치가 있을 예정인가' 등 다른 질의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전날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했다. 지난 24일 취재진은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어떻게 봤나'라고 물었고, 이 대표는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돼 가고 있나. 모르는가"라고 반문했다.

마찬가지로 송 전 대표 귀국 이후 회동 계획과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조치, 자체 조사 여부 등에 대한 질의에는 말을 아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박 전 의원은 경기 안산지역 시의원들에게 공천권을 빌미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바 있다. 현재 김 전 의원도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돈 봉투 의혹'과 질타가 이어지자 되치기에 나선 것인데, 다른 질문에는 침묵하고 물타기용 발언만 이틀 연속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원욱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치권의 오랜 병폐 중 하나가 프레임 전쟁"이라며 "우리의 잘못을 덮기 위해서 저쪽의 잘못을 들춰내고 프레임을 계속 갖다 붙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할 것 없이 정치에 대한 불신,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최악인 이유 중에 하나가 그런 것"이라며 "국민에게 잘못된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가 과연 살아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갑석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이 대표의 발언은 ) 상식적 수준의 문제 제기였던 것 같다"며 "당의 돈 봉투 사건이 덮어질 수 있다거나 그런 인식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기왕이면 대표가 직접 말하는 것보다는 다른 당내 인사들이 거론을 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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