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영 코너 대기→김선형·워니 2대2 게임…'몰빵' 농구 제대로 판 깔았다

[스포티비뉴스=안양, 이민재 기자] 서울 SK가 1차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SK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안양 KGC와 원정경기에서 77-69로 이겼다.

KBL 역사상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할 확률은 72%(18/25)다. SK는 원정에서 승리를 챙기면서 우승 도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경기 전 전희철 감독은 몰빵 농구를 선언했다.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전술을 준비했다.

그대로 적중했다. 워니가 23점 10리바운드 3스틸 2블록으로 공수 존재감을 자랑했고, 김선형이 22점 12어시스트 2스틸로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경기 후 김선형은 "KGC랑 붙으면 재밌는 경기가 많이 나온다. 원정이라 분위기를 가져오는 게 쉽지 않았는데, SK 팬들이 응원을 열심히 해줘서 중립 경기를 한다는 느낌처럼 경기를 치렀다. 1차전이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데, 원정에서 승리하게 돼 출발이 좋다"라고 밝혔다.

전희철 감독의 몰빵 농구는 스페이싱이 관건이었다. 김선형과 워니가 2대2 게임할 때 상대의 도움 수비에서 벗어나는 작업이 필요했다. 선발로 허일영이 나선 이유다. 허일영이 코너에 자리 잡고 있으면 3점슛 위협 때문에 허일영 수비수가 김선형-워니 쪽으로 도움 수비를 쉽게 가지 못한다. 결국 김선형-워니는 정면에서 넓은 공간 속에 2대2 게임을 펼칠 수 있었다.

김선형은 "책임감을 갖고 플로터를 던졌다. 감독님이 공격할 때 스페이싱을 더 열어주는 전술을 썼다. 이게 안 들어가면 공격권을 내주는 상황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플로터를 던질 때 더 집중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슛이 잘 들어가면서 그게 끝까지 이어진 거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김선형은 득점뿐만 아니라 어시스트를 통해서도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플로터를 막기 위해 수비수는 한 발 더 앞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최)부경이에게 바운드패스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가 헷갈린 듯하다. 플로터를 견제하려고 나왔는데 패스가 들어가니깐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재밌다고 느꼈다"라며 "플로터가 계속 들어가니깐 코너 쪽 수비수도 도움 수비를 왔는데, 그때는 킥아웃을 뿌렸다"라고 전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KGC가 김선형과 워니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다. SK가 확실한 공격 무기로 내세울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체력적인 부담은 생기지 않을까.

그는 "KGC도 SK만큼 주전 의존도가 높다고 생각했다"라며 "상대가 우리보다 경기를 덜 치러서 체력적으로 우위가 있을 줄 알았는데, 4쿼터 되니깐 모두 힘들어하더라. 우리가 힘들 때 상대도 힘들다고 느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래서 플로터를 던지게 되는 것 같다. 스크린을 한 번 이용하고 플로터를 던지면 체력 소모 없이 안쪽까지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