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아 참변 막는다”…스쿨존서 아동 사망땐 음주운전자 최대 26년형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 전 대법관)는 지난 24일 회의를 열고 교통범죄 양형기준을 심의 의결했다. 양형위는 이날 회의에서 스쿨존 교통사고와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에 대한 양형기준을 신설했다. 양형기준은 판사가 형을 정할 때 참고해야 하는 기준이다.
새 기준을 보면,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숨지게 하는 교통사고를 낼 경우 최대 징역 8년이,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다치게 했을 때는 최대 징역 5년이 각각 선고된다.
음주운전 교통사고에 대한 양형기준도 신설돼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인 상태에서 운전을 하거나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최대 징역 4년에 처해질 수 있다. 범행이 결합돼 술에 취한 운전자가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치고 시신을 유기한 뒤 달아난 경우에는 최대 징역 26년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그동안 스쿨존 발생 교통사고에 대한 별도 양형기준이 없었다 보니 담당 판사가 일반적인 교통사고 치사상 양형기준과 법령에 정해진 형량을 고려해 임의로 형량을 정했다.
솜방망이 처벌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작년 6월 충남 보령시 스쿨존에서 A양(당시 9세)을 치어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힌 운전자는 자동차종합보험 가입과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구호 조치 등의 정상이 참작돼 올 2월 1심 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판결문에서 스쿨존 발생 치상 사건에 대한 양형기준이 별도로 설정돼 있지 않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이번에 양형기준이 신설에 따라 올 7월부터는 별도의 판결 기준이 적용된다.
먼저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내 어린이를 숨지게 하면 징역 1년 6개월∼8년의 형이 선고된다.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다치게 하면 징역형의 경우 6개월∼5년을 선고받게 된다. 음주운전에 대한 양형기준이 생기면서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이거나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최대 징역 4년이 선고된다.
특히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어린이가 사망한 경우 범행이 결합돼 최대 징역 15년이 선고된다. 다만, 대전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해 초등학생인 배승아(9)양을 숨지게 한 방씨의 경우 양형기준이 바뀌는 7월 전 기소될 것으로 보여 해당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서는 양형기준 신설은 재판 과정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있다. 통상 판사들에게 양형기준 신설은 재판 과정에서 어떤 요소를 중심에 두고 진행할지가 정해진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양형기준 강화로 스쿨존 교통사고 및 음주운전 등이 중대범죄란 인식도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시된 양형기준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지적한다. 양형기준의 상한선은 많이 올랐는데 반해, 하한선이 비교적 낮아 중간대역이 넓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재판부의 재량이 커져 자칫 고무줄 양형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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