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리퍼블릭, 주가 반토막…자금은 충분, 수익성 악화가 걱정
미국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사실상 또 하나의 좀비 은행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며 주가가 하루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 3월 은행위기 속에서 긴급히 자금을 조달해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을 버텨냈으나 고금리로 돈을 빌린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붕괴되기 전인 지난 3월 초만 해도 주가가 115달러에 거래됐다. 은행위기로 인한 뱅크런의 표적이 되면서 주가가 90% 이상 폭락한 것이다.
이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 폭락은 전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 1분기 예금이 1000억달러 감소했다고 밝힌데 이어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애널리스트인 티모시 코피가 투자의견을 '매도'로 강등했기 때문이었다.
코피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성장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모든 정책 변경을 다 동원해야 한다"며 "하지만 그들에게 이렇게 할 수 있는 DNA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데 대해 "특정 은행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규제당국이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깊이 관여하고 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다"고 밝혔다.
또 "지난 몇주일간 목격한 대로 은행 예금은 안정됐으며 전반적인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며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필요하다면 은행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반복해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뱅크런이 발생하더라도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생존에 별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줄어든 예금을 비싼 금리의 대출로 충당하다 보니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장기적인 은행 경영에 대해서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급격한 예금 인출에 따른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연준(연방준비은행)과 연방주택대출은행(FHLB)의 대출과 JP모간 등 11개 대형은행들의 구제성 예금에 의존했다.
문제는 이렇게 조달한 자금에 지급하는 이자가 통상 예금으로 조달한 자금에 지급하는 이자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연준과 FHLB에서 빌린 돈에 대해 연 평균 3~4.9%의 금리를 지급한다. 반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실행한 대출 대부분은 장기 고정금리이기 때문에 금리가 평균 3.73%이다.
이 결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올 1분기 예대마진은 1.77%로 1년 전 2.45%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다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다른 지방은행들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아 보인다는 점이다.
팩웨스트 뱅코프는 이날 정규거래 때 주가가 9% 급락했지만 장 마감 후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에는 주가가 15% 반등했다.
팩웨스트는 올 1분기에 예금이 줄며 손실이 났으나 최근 몇 주일새 예금이 안정됐다고 밝혔다. 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자산 매각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정규거래 때 다른 지방은행들의 주가도 하락했으나 낙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KBW 나스닥 지방은행 지수와 SPDR S&P 지방은행 ETF는 각각 4%가량 하락했다.
한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올 1분기에 고객당 예금액이 줄긴 했으나 고객 95%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소비자들과 중소기업과 비영리단체 등의 예금을 유치하고 지난해 말 7200명인 직원 수를 올 2분기에 20~25% 감축하기로 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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