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ERA 14.40, 또 불거진 '입스' 의혹…'8이닝 161구' 혹사 여파인가?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영입하려는 구단 없지 않을까"
후지나미 신타로는 올 시즌에 앞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1년 325만 달러(약 43억원)의 계약을 맺고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시범경기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거두며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시범경기 때와 현재의 입지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후지나미는 데뷔전이었던 LA 에인절스와 맞대결에서 2⅓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8실점으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는 4⅓이닝 만에 5실점으로 무너졌다. 후지나미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메츠를 상대로 빅리그 입성 이후 가장 좋은 6이닝 3실점을 마크했으나, 23일 텍사스 레인저를 상대로 2⅓이닝 8실점으로 다시 곤두박질쳤다.
23일 시즌 네 번째 등판을 마친 뒤 후지나미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폭주했다. 마크 캇세이 오클랜드 감독은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스플리터에 의존했는데, 상대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미국 복수 언론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투수"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과거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었던 일본프로야구에서만 13시즌을 뛴 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사령탑을 역임했던 알렉스 라미레즈도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일본 언론도 후지나미의 처참한 성적을 보듬어주지는 못했다.
최악의 등판을 마친 뒤 후지나미의 입지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선발진에서 이탈하게 된 것. 알렉스 라미레즈는 SNS를 통해 "오클랜드의 최선은 후지나미를 구원 투수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전했는데, 캇세이 감독은 25일 "후지나미가 불펜으로 간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곳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직구를 되찾아달라"고 밝혔다.
오클랜드와 계약을 맺기 전부터 수년간 고전해왔고, 후지나미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입스'에 대한 이야기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일본 잡지사 '데일리 신조'는 24일 후지나미의 입스에 대해 보도했다.
후지나미는 고교시절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라이벌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고, 입단 이후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며 한신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활약해 왔다. 제구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터무니없는 수준은 아니었다. '데일리 신조'는 2016년 7월 8일 경기를 입스의 시발점으로 꼽았다.
후지나미는 당시 히로시마 도요카프를 상대로 8이닝 동안 7피안타 6사사구 13탈삼진 8실점(6자책)을 기록했는데, 경기 초반의 대량 실점에도 불구하고 투수 교체는 없었다. '데일리 신조'는 "후지나미의 입스 계기는 한신 시절인 히로시마전"이라며 "경기 초반부터 제구가 되지 않는 가운데, 카네모토 토모아키 감독이 교육적 조치처럼 161구를 던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2016시즌은 후지나미가 한신 입단 4년차. 2015시즌까지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했던 후지나미는 2017년부터 2022시즌까지 단 한 번도 10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후지나미가 2018시즌부터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자 '입스' 이야기가 흘러나오곤 했다. 그러나 당시 후지나미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일본야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떠도는 '의혹'에 불과했으나, 다시 입스가 거론되고 있다.
'데일리 신조'에 따르면 익명의 한 프로 구단의 감독을 맡았던 이는 "일본에서 후지나미의 데드볼로 난투극이 벌어질 뻔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환경이 바뀐 만큼 본인도 (부활을) 기대했을 것 같은데, 이 경기(23일)를 보고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후지나미의 반등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前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이 제구력이라면 불펜으로도 쓸 수가 없다. 방출이 돼도 영입하려는 구단은 없을 것", 센트럴리그 한 구단 관계자 또한 "한신의 투수진은 강력해서 후지나미가 설 자리는 없다. 복귀는 힘들 것이다. 어느 팀도 영입하기 힘들지 않을까"라며 후지나미가 오클랜드에서 방출될 경우 메이저리그 잔류는 물론 일본 복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후지나미 신타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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