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리더십 흔들…'스톡그랜트' 논란, 자진사퇴 요구도

김세형 2023. 4. 2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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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그룹(포스코)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내부 직원을 비롯해 창업 원로들까지 자진사퇴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 지급한 스톡그랜트(주식 무상증여)가 발단이 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전사 비상 경영을 선포했고, 9월에는 '힌남노 침수' 피해를 보았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상황에서 임원들의 '돈 잔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안팎에선 연임 이후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최 회장인 만큼 레임덕이 올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일 최 회장을 포함한 임원 28명에 대한 자사주 지급 내역을 공개했다. 자사주는 총 7709주가 지급됐다. 지난달 31일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종가 기준 36만8000원으로 총 28억3690만원 규모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임원 대상 스톡그랜트제도에 따른 것이다. 스톡그랜트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인센티브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주식을 직접 주는 형태로 주식을 특정가격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과는 다르다. 매도 기간 제한이 없어 언제든 현금화도 가능하다. 사실상 현금성 성과급 지급에 가깝다.

스톡그랜트를 가장 많이 받은 임원은 최 회장이다. 최 회장은 1812주를 받았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755주, 유병옥 포스코 친환경미래소재팀장과 김지용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장은 각각 538주, 정기섭 포스코 전략기획총괄은 410주, 양원준 포스코 커뮤니케이션팀장은 404주 등을 받았다. 공개되지 않은 포스코홀딩스 외 소속 임원에게 지급된 스톡그랜트는 2만여 주에 달한다.

스톡그랜트는 포스코가 임원의 책임경영을 위해 도입한 일종의 보상이다. 회사 실적과 현재 상황 등을 반영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실적악화를 내세우며 비상 경영체제를 도입했다. 스톡그랜트 지급은 임원들 '돈 잔치'라는 지적이 포스코 내부에서 나오는 이유다. 특히 최 회장은 이미 성과급을 받은 상황에서 추가로 자사주까지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급여 10억300만원, 상여 18억8200만원 등 28억9300만원의 보수를 챙긴 바 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포항지부·포스코지회·포스코사내하청지회(금속노조)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최근 경영진에게 스톡그랜트로 수백억원의 주식을 무상 증여했고,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한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피땀은 외면하고 경영진은 은밀하게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최 회장이 지난해 7월 비상 경영을 선포했고, 올해 1월 '비상 경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는 등 위기 상황을 강조했다"며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21년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손실과 관리 소홀을 책임질 경영진이 한 일이 무엇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경영진 연봉 인상과 스톡그랜트 지급 등의 돈 잔치가 책임경영이냐는 설명이다. 특히 침수피해 복구에 헌신한 직원들에게는 1000원 비용 절감을 위해 장갑 한 짝도 아끼라며 위기의식을 주입하고 고통분담을 강요했던 것과 반대되는 점을 내세우며 "포스코가 윤리경영과 기업시민을 강조하고 있지만 거꾸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 창업 원로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최 회장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하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포스코의 경우 창업 원년 멤버에 대한 예우가 깍듯했던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포스코 창업 원로들은 지난 10일 '포스코에는 경영리더십 혁신이 필요하다'는 성명서를 통해 "최근 드러난 스톡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며 "논란의 대상이 되는 최 회장은 자진사퇴함으로써 책임경영의 사례를 남겨라"고 촉구했다. 성명에는 고 박태준 회장과 함께 기업 토대를 닦은 황경로 2대 포스코 회장, 안병화 전 포스코 사장, 이상수 전 거양상사 회장, 여상환 전 포스코 부사장, 안덕주 전 포스코 업무이사, 박준민 전 포스코개발 사장 등 생존 창업요원들과 김기홍 전 포스콘 사장 등이 참여했다.

포스코는 스톡그랜트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임원의 돈 잔치를 위한 것이 아닌 책임경영 차원에서 추진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스톡그랜트 도입은 지난 2021년 도입을 준비한 제도로 책임 경영을 위한 조치로 올해 갑작스레 도입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스톡그랜트를 도입키로 하고 보상 예정주식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공시했고, 임원 성과지표 등 내부 기준에 따라 지급됐다"며 "주식보상도입을 통해 임원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재직기간 중에는 회사 주식을 의무보유토록 유지해 임원 보상과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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