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러움+추억 감성' 물씬, 맛깔나는 '대구'…자연 속 '참꽃' 휴식도 매력적

김세형 2023. 4. 2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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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대구)는 화려한 이미지가 강하다. 산업화와 함께 발전된 도시 이미지가 커 여행지라기보다는 비즈니스 메카라는 수식어가 입에 붙는다. 그러나 최근 화려한 이미지와 달리 예스러움을 바탕으로 추억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고, 대자연 속에서 휴식까지 즐길 수 있어 신상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KTX를 비롯해 사통팔달 연결된 고속도로를 바탕으로 한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 당일 혹은 1박2일 짧은 여행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여행지로 손꼽힌다. 볼거리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도심 속 즐기는 낭만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대구는 언제나 열려 있다.
◇김광석다시그리길은는 가수 김광석을 추모하기 위한 곳으로 곳곳에 동상과 벽화 등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콧노래 흥얼' 김광석다시그리리길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뽑힌 대구 대표 관광지다.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을 추모하는 공간이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주변 곳곳의 형형색색 벽화와 사진을 찍다 보면 한시간이 훌쩍 간다. 본격적인 대구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 운동을 하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눈에 띄는 조형물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고, 운이 좋다면 버스킹 공연까지 관람할 수 있다. 통기타 모양의 빵을 파는 곳도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다니며 출출함을 달래는 재미도 쏠쏠하다.

◇비슬산은 참꽃 군락지가 있고, 만개시 화려한 풍경 속 멋스러운 산책이 가능하다.사진제공=지엔씨21

▶'자연 속 힐링' 참꽃 군락지 비슬산

이제 본격적인 대구 여행의 시작이다. 많은 여행지가 있겠지만,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 역사와 친환경이 결합한 특별한 공간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참꽃 군락지인 비슬산이다. 비슬산은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고 이름이 붙여졌다. 자연휴양림이 있어 삼림욕과 휴식을 즐길 수 있고, 해마다 봄이면 참꽃이 지천으로 피어나 더욱 아름답다. 해발 1084미터 비슬산 정상에 수놓아진 분홍빛 아름다운 참꽃은 두견화라고도 부른다.

비슬산은 반딧불이 전기차로 쉽게 오를 수 있다. 비슬산 공용주차장 내 셔틀버스 승강장을 출발해 비슬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를 거쳐 대견사 입구까지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평일 오후 5시 30분, 주말에는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참꽃은 4월부터 꽃망울을 터트려 낮은 곳은 개화 흔적만 남았지만,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개화 시기가 늦어져 5월 초까지는 꽃을 볼 수 있다. 참꽃으로 뒤덮인 길을 걷다 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비슬산 방문 시기를 놓쳐 만개한 참꽃을 보지 못한다고 해서 아쉬워하긴 이르다. 레트로함과 어울리는 친환경 여행지는 또 있다.

대구광역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대구·경북에 산재해 있는 신라·가야·유교 등 3대 역사문화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 등 친환경 녹색자원을 융합해 관광상품화하는 '삼삼한 여행'을 추진하고 있다. 강성길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광본부장은 "삼삼한 여행은 3대 역사문화자원과 생태자원을 기반으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대규모 문화관광 기반조성 프로젝트"라며 "3대 역사문화자원과 생태자원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의 3가지 매력(맛·멋·흥)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흥마을은 흑돌담장이 인상적인 곳이다. 목화씨로 잘 알려진 문익점 선생의 18대손 문경호씨가 19세기 중터에 터를 잡았다.

▶흙돌담장 인상적 '인흥마을'

안흥마을은 대구의 삼삼한 여행에서 내세우는 전통의 멋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이다. 토속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흙돌담장과 고즈넉한 한옥 풍경이 펼쳐진 인흥마을은 대구의 떠오르는 사진 스폿이다. 목화솜으로 잘 알려진 문익점 선생의 18대손 '문경호'씨가 19세기 중엽 터를 잡은 곳이다. 현재 민속자료 제3호로 지정된 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광거당, 수봉정사, 인수문고 등 전통가옥 9채와 재실 2채, 문고 1채가 들어서 있다. 목조건물의 독특한 조형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광거당과 수봉정사, 인수문고가 대표적인 건물이다. 광거당은 문중 자제들의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학문과 교양을 쌓던 수학 장소로 쓰였고, 수봉정사는 세거지 입구에 위치해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기도 하는 공간을 담당하며 모임이 열렸던 건물로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문중서고인 인수문고는 국내외 1만여 권의 서책과 목판들이 거의 변질 없이 보관되어 있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는 조선후기에서 근대초기에 걸쳐 성립한 민족의 세거지로 마을의 구성과 근대 한옥의 건축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

◇한밤마을은 아담한 시골 마을로 돌담과 고택이 멋스러움을 품고 있는 곳이다. 마을 내에는 전통주 만들기 등 체험을 할 수 있는 양조장도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특별한 전통 체험 '한밤마을'

안흥마을의 예스러움은 눈으로 즐기는 것이라면, 한밤마을은 손으로 즐기는 '손맛'이 있는 곳이다. 다양한 전통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한밤마을은 우선 야트막한 돌담과 고택이 멋스럽다. 10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10리 돌담과 고택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고 주변의 정자와 조경들이 제모습을 갖추고 있다. 한밤마을은 팔공산 북쪽의 너른 산자락에 바짝 붙은 마을이라 밤이 길다는 의미로 불린다고 전해진다. 한밤마을은 대율1,2리와 남산1,2리, 동산1,2리 등 6개 리로 이루어진 큰 마을이다. 한밤마을 돌담길 걷기는 한밤마을 주차장을 출발해 성안숲과 대율초등학교 입구를 지나 대율리 석불입상→한밤마을 돌담길→군위 아미타여래삼존 석굴 순으로 걸으면 된다. 약 4.8km 거리로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성안숲 입구에는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돌솟대가 자리하고 있다.

대율리 마을의 중심부에 위치한 남천고택은 산세에 따라 북향하여 양지산(필봉)을 바라보고 있다. 대율리 전통마을은 부림 홍씨의 집성촌으로 남천고택은 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집이다. 현재는 ㄷ자형의 안채와 一자형의 사랑채, 사당이 있고 주위는 자연석 돌담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다.

◇한밤마을에 있는 양조장 예주가에서는 전통주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특별한 전통체험을 하고 싶다면 양조장을 찾으면 된다. 한밤마을에 위치한 예주가는 팔공산 맑은 물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전통주 빚기 체험, 술빵(발효빵) 만들기 체험, 막걸리비누(천연) 만들기 체험, 발효식초, 발효음료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김동엽 예주가 대표는 군위군 부계면 지역 특산물인 돼지감자를 이용한 발효주 생뚱딴지 생막걸리, 생뚱 동동주 개발을 시작으로 쌀 100% 막걸리인 행복한밤 막걸리, 여여주(약용주), 군위 이강주(증류주) 등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군위군에 있는 풍차전망대 전경. 사진제공=지엔씨21

군위에 있는 한밤마을에 들렀다면 인근 풍차전망대, 하늘전망대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발 800m의 산 정상에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청정지역으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마을 아래쪽에는 화산산성이 있는데 조선 숙종 35년(1709)때 병마절도사 윤숙이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은 산성이다. 흥예문에서 수구문에 이르는 거리 200m, 높이 4m의 성벽을 구축하던 중 심한 흉년으로 완공하지 못한 채 남아있다.

◇앞산공원 전마대에서 바라본 대구 도심 모습. 야경이 아름다워 가족나들이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설레는 도심 야경' 앞산공원 전망대

대구시 남구, 달서구, 수성구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 앞산은 해발 660m 높이에 좌우로 산성산과 대덕산을 거느리고 있다. 세 산 줄기의 북쪽 계곡에 조성된 공원이 앞산공원이다. 대구시에서 가장 큰 도시자연공원으로 케이블카, 전망대, 낙동강승전기념관 등이 있어 가족나들이 코스로 인기다. 앞산자락길이 있어 산행을 즐기기에도 좋다. 케이블카 정상에서 북쪽으로 180m 지점의 앞산공원전망대에서 대구 시가지와 멀리 팔공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평일은 저녁 7시 30분까지, 주말(금, 토, 일)은 9시 30분까지 운행한다.

'출출함 달래는 기쁨' 안지랑곱창골목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하면 곱창이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연탄불에 직접 구운 쫄깃한 곱창과 막창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60여 개소의 곱창집이 500m 골목을 따라 양쪽으로 들어서 있는데 똑같은 간판불빛 자체만으로도 볼만하다. 곱창집이 밀집되어 있고 가격이 저렴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모든 점포가 원재료인 곱창을 엄선된 한 곳의 공장에서 공동구매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 깔끔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골목 앞쪽 가게를, 원조 곱창골목의 포스를 느끼고 싶다면 안쪽 가게를 고르면 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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