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에 의존하는 美 증시, 1분기 실적이 분수령

오현우 2023. 4. 2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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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가 속속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S&P500의 올해 실적에서 빅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트랙리서치의 창업자 니콜라스 콜라스는 "지난해 빅테크 실적이 월가 전망치를 계속 밑돌았지만, 매수는 계속되고 있다"며 "빅테크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면 S&P500은 올해부터 지금까지 1.1%만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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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7개 올해 S&P500 실적의 86% 차지
투자자들이 빅테크 실적 낙관하며 과매수한 탓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빅테크가 속속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S&P500의 올해 실적에서 빅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빅테크를 과매수 해서다. 침체 조짐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올해 S&P500이 기록한 실적의 86%가 빅테크 7개 종목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S&P500은 6%가량 상승했다.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옛 페이스북),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주가가 상승하며 S&P500도 덩달아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리서치업체 데이터트렉리서치에 따르면 빅테크가 올해 S&P500 실적을 끌어올렸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기업은 애플이다. S&P500의 올해 실적에서 7.1%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은 총 S&P500 올해 실적의 41%를 차지했다.


실적과 무관하게 빅테크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1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기업 주가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애플은 이날까지 26% 상승했다. 메타(72%), 알파벳(16%), 아마존(19%), 마이크로소프트(15%) 등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술주 실적을 낙관하며 매수세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트랙리서치의 창업자 니콜라스 콜라스는 "지난해 빅테크 실적이 월가 전망치를 계속 밑돌았지만, 매수는 계속되고 있다"며 "빅테크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면 S&P500은 올해부터 지금까지 1.1%만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빅테크 주가가 급등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내 가중치도 커지고 있다. 러셀 1000 성장주 지수에서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노출된 위험 가중치는 25%에 육박한다. ETF 분석업체 스트레가스ETF에 따르면 빅테크의 ETF 가중치는 각 10%를 넘겼다. 이 회사의 애널리스트인 토드 손은 "데이터를 기록한 28년 동안 가중치가 이렇게 높은 건 처음이다"라고 했다.

손 애널리스트는 "빅테크의 강세로 인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 투자자들은 이익을 볼 수 있다"며 "다만 소수 기업에 쏠려있는 만큼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빅테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S&P500 지수의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실적이 악화하면 하락 위험이 과거보다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침체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빅테크 실적까지 악화하면 겁에 질린 투자자들이 공황매도(패닉 셀)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연달아 나오며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CB)는 미국의 이번 달 소비자신뢰지수가 101.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 대서양 연안 중부 지역의 제조업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리치먼드연방은행 제조업지수도 이번 달 -10을 찍으며 전망치(-8)를 밑돌았다.

빅테크 비중을 줄이고 중형주(Mid-cap)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시가총액 20억~100억달러 사이의 중형주 중에서 펀더멘털이 우수한 성장주를 골라 매수하라는 것이다. 시가총액 2000억달러 이상인 메가캡 기술주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전략이다.

스콧 크로너트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빅테크의 상승세를 놓친 뒤에 급히 매수하는 것보다 중형 성장주를 매수해서 포트폴리오에 균형을 맞추는 게 더 매력적이다"라며 "빅테크 비중을 줄여 안정성을 제고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조언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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