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도청?” 미 언론이 물어보자…윤 “신뢰 있으면 흔들리지 않아”
우크라 무기 지원 문제 두고는
“백악관에 압력 받고 있지 않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최전선의 상황이 변할 때나 우리가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할 때가 된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도청 의혹이 담긴 미 국방부 기밀문서 유출에 대해서는 국가 관계의 현실 속에서 동맹 간의 도청이 “금지되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 NBC 방송은 윤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방침을 묻는 말에 “한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관련한 미국의 압력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압력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할 때가 된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했을 때”라는 전제를 달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미 정부의 기밀 문건 유출과 관련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미국 정부가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문제가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철통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고 본다”면서 “왜냐하면 이(동맹)은 자유와 같은 가치 공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앵커가 ‘친구가 친구를 도청(spy)하느냐’고 묻자 “일반적으로 말하면 친구들끼리 그럴 수는 없지만 현실 세계에서 국가 관계에서는 그것은 금지되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미 동맹은 높은 수준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으며 “그런 신뢰가 있다면,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경제적인 인센티브(혜택)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북한과의 그런 협상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과 미국의 확장억제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위협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우리에게 시간이 있었을지 모르나 이제는 위협이 바로 문 앞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감히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일관된다”면서 “우리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 이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외교적 설전으로 이어졌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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