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황소자리, 제우스와 유럽의 기원을 만든 에우로페의 이야기 담겨 있어" (철파엠)

26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별자리 황소자리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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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DJ 김영철이 "김헌 교수님, 좋아하는 봄꽃이 있냐? 아내에게 꽃 선물도 하시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소개하자 김헌이 "봄꽃을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는 거의 모든 꽃을 좋아한다. 아내에게 꽃 선물은 잘 안 한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헌은 "대신 간혹 선물 받은 꽃을 전달해주면 되게 좋아하더라. 그래서 '이렇게 좋아하면 꽃 선물을 해야겠네?' 라고 했더니 '당신 돈 주고 꽃 사오지는 마' 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하고 "진심인지 잘 모르겠다. 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헌은 "오늘은 4월의 별자리와 신화 이야기를 들려드리겠다"라며 "대체로 4월 20일부터 5월 20일까지 생일인 사람은 황소자리에 해당된다. 황소자리 사람은 근면하고 성실하고 마음이 넓고 통이 크고 우직하고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는 인간형이다 이런 평가들이 있다"라고 황소자리에 대해 설명했다.

김영철이 "황소자리에 대해 길고 긍정적으로 얘기하시는 것 보니까 혹시 교수님, 황소자리시냐?"라고 묻자 김헌은 "맞다. 제가 황소자리다. 오늘 좀 과장되게 이야기한 건 오늘이 그리스 로마 신화 시작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어서 자축하는 의미로 제 별자리를 긍정적으로 얘기해봤다"라고 답했다.

"황소자리와 얽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인공은 에우로페라고 하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성이다"라며 김헌은 "영어식으로 쓰면 유럽이 된다. 바로 에우로페가 유럽의 기원을 만든 신화적 인물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에우로페는 출신을 보면 그리스쪽이 아니라 아시아쪽 페니키아의 여인이었다. 페니키아는 지금의 시리아로 아시아 땅이다. 그곳에서 유럽이 기원한 것은 어느 정도 역사적으로 입증된 얘기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에우로페는 아시아의 공주지만 가문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녀의 고조 할머니가 신화 속에 나오는 이오다. 이오는 그리스 땅 아르고스의 공주 또는 님페라고 할 수 있는데 이오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다가 헤라에게 들켜 암소가 된 불운의 요정이었다. 이오의 고손녀가 바로 에우로페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헌은 "그런데 에우로페도 제우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는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데려가기 위해 직접 황소로 변했다. 에우로페가 시리아의 해변에서 놀고 있는데 제우스가 황소로 변신해 접근했고 에우로페는 조심스럽게 쓰다듬다가 황소의 등에 올라탄다. 황소는 에우로페를 태운 채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 멀리 크레타섬에 도착했다. 크레타는 제우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 크레타섬에서 에우로페는 세 명의 아들을 낳았다. 나중에 제우스는 올림포스로 올라가면서 에우로페랑 세 아들을 당시 크레타의 왕에게 맡겼는데 에우로페는 그 왕과 결혼해 딸을 하나 낳았고 그 딸의 이름은 크레타였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영철이 "그러면 황소자리는 제우스가 황소로 변한 것을 기념해서 만든 별자리냐?"라고 묻자 김헌은 "맞다. 제우스와 에우로페 사이에 태어난 아들 중 미노스가 크레타섬을 다스리는 왕이 되었다. 미노스왕이 발전시킨 문명을 유럽 최초의 문명이라고 불리는 미노아 문명이라고 얘기한다. 따지고 보면 그리스 문명은 남쪽에 있는 이집트 문명, 동쪽에 있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성립된 문명인데 그 출발점이 되는 게 바로 크레타섬이고 크레타섬에서 만들어진 미노아 문명이라고 할 수 있다. 신화적으로 보면 제우스는 유럽 최초의 문명을 이룬 것을 기념해서 하늘에 황소로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별자리로 새겨넣은 셈이다"라고 답하고 "참고로 목성을 주피터라고 하는데 그리스 말로 제우스를 가리킨다. 목성 주위를 도는 여러 위성들이 있는데 그 위성 중 하나에 에우로페라는 이름을 붙였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