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분기 3조4023억 적자...2분기는 감산효과 주목
증권가 “4분기까지 계속 적자 전망”
공급업체 감산으로 2분기 적자 폭 줄듯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불황 장기화로 올해 1분기에만 3조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사상 최대 적자다. 다만 삼성전자까지 전격 가세한 감산의 효과로 2분기부터는 적자폭이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6일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1분기에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영업손실 1조8984억원)를 낸 데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적자다. 손실 폭도 더 커졌다.
1분기 매출액은 5조881억원으로, 직전 분기(7조6729억원)에 비해 34% 감소했고 전년 동기(12조1557억원) 대비로는 절반 이상(58%) 줄었다. 지난해 4분기보다 출하량은 D램이 20% 줄었고, 낸드플래시(낸드)가 15% 정도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는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한 메모리 수요 침체로 D램 및 낸드 제품 재고가 쌓여 가격이 계속 떨어진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개당 3달러가 넘었던 D램 범용 제품(PC용 ‘DDR4 8Gb’) 가격은 올해 들어 1달러대로 추락했다. 4달러 후반대였던 낸드 범용 제품(메모리카드·USB용 128Gb) 가격도 지난달 3.93달러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등 감산에 나서고 있지만, 판매량이 더 크게 줄면서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 모두 완제품 재고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상황을 반영해서 재고가 많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무엇보다 올해 스마트폰과 PC 등의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제조회사들의 메모리 주문량이 줄고 가격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에 이어 오는 2분기에도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10~15%, 5~10%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1~4분기 모두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빠르면 2분기부터는 분기 적자 폭이 2조원대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키로 하면서 의미 있는 수준의 공급량 조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이날 “모든 공급업체가 감산에 돌입하고 이에 따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부터는 시장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등에 활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제품 투자를 지속하고, 10나노급 5세대 D램·238단 낸드 등 기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공정의 양산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공장의 공정 전환 등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SK하이닉스는 “현재 상황에서는 특별하게 중국 팹(반도체 생산공장) 운영에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대해서도 최대한 유예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첨단 반도체 장비가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면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의 중국 공장에 한해서는 1년간 이를 유예했다. 오는 10월에도 추가 유예를 받아 공장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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