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온' 'GM-삼성SDI' 이종동맹···美 IRA 파고 넘는다 [biz-플러스]

김기혁 기자 2023. 4. 2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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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현대차 미국 앨래배마 공장 전경

현대차그룹이 북미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섰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다. 특히 SK온·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K배터리와의 동맹을 통해 현지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톱3를 선언한 정의선 회장이 미국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전기차 판매를 가속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도 국내외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K배터리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SK온, 미 배터리 공장에 6.5조 투자
현대차 아이오닉5

25일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는 정기 이사회를 열고 SK온과의 북미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 안건을 승인했다. 지난해 11월 현대차그룹과 SK온이 북미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합작공장 설립을 공식화한 것이다. SK온도 27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투자를 의결할 예정이다.

그동안 양 사는 전동화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아이오닉 5, EV6, GV60 등 주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에 협력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데 의기투합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카운티에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한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전기차 약 30만 대에 해당하는 35GWh(기가와트시)다. 양 사는 총 50억 달러(약 6조 5000억 원)를 공동 투자하며 지분은 각 50%씩 보유하기로 했다. 투자 총액 중 절반은 합작법인 차입으로 조달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기아차·제네시스 전기차에 전량 공급된다. 합작공장은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2025년 완공될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 인근에 위치해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미국 생산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현지에서 조달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K배터리와의 동맹을 앞세워 IRA 대응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라도 올해의 경우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 시 3750달러,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이상 사용 시 3750달러가 각각 지급되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IRA의 북미산 전기차 요건도 충족하기 위해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도 앞당길 방침이다. 건설 기간을 당초 예정했던 2025년 상반기에서 2024년 하반기로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전 차종이 IRA 혜택을 받는 것은 2026년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톱3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시장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58%, 기아는 47%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다. 미국에서 전기차 비중을 빠르게 확대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 364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정부가 2032년까지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채우도록 하면서 전기차 전환이 더욱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GM과 손잡고 미 합작 배터리 공장 세우는 삼성SDI

삼성SDI가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운다. 연 30GWh(기가와트시) 이상 규모로 양 사의 투자 금액은 30억달러(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에 이어 GM과도 배터리 합작 투자에 나서며 현지 3대 완성차 업체 중 2곳과 동맹을 맺게 됐다.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K배터리의 위상이 북미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는 미국 GM과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합의했다고 25일 밝혔다. 두 회사는 이날 공장의 구체적인 위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산 30GWh 이상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에서는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전량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엔솔은 국내 오창에 마더라인 세워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폴란드공장 현지 직원에게 원격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의 ‘오창 에너지플랜트2’에 6000억 원을 투자해 ‘마더 라인’을 구축한다.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글로벌 배터리 기술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마더 라인은 차세대 설계와 공정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시험 생산은 물론 양산성 검증까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파일럿 라인은 시험 생산만 가능해 양산성 테스트 등 별도의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마더 라인 구축으로 신규 모델의 양산 안정화에 걸리는 기간 역시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엔솔은 신규 마더 라인에서 파우치 롱셀 배터리의 시범 생산과 양산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전 세계 생산 라인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파우치 롱셀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가 약 20% 이상 향상된 차세대 배터리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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