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감독 “‘모범택시2’ 연출, 나에게 있어 큰 행운” [M+인터뷰②]
케이퍼 드라마의 진수 ‘모범택시’가 사악한 빌런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끝내면서 완벽하게 마무리 됐다.
매주 안방극장을 책임졌던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매회 짜릿하고 통쾌한 복수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카라스시스를 안겼던 ‘모범택시2’. 그 결과 ‘모범택시2’는 21%의 시청률로 마의 20%를 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종영 후 진행된 ‘모범택시2’ 이단 감독은 작품을 향한 애정은 물론, 함께 했던 무지개운수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배유람, 장혁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시즌3 제작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시즌제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과 함께 시청자들이 함께 늙고, 같이 성장하는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연 배우들이 꼭 필요하겠지요. 또한 모범택시의 컬러는 작가님께서 창조하신 것이기 때문에 작가님도 꼭 같이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건 해결을 하는 패턴이 반복되면 시청자들이 예측 가능해지면서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시즌을 관통하는 보다 길고 큰 서사구조를 고안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처럼 2회씩 에피소드가 바뀌는 구성은 장단이 있었다. 속도감있는 전개는 좋지만, 빌런을 소개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고, 또 시원한 복수를 하기에도 분량이 짧기 때문에 개연성을 무시하고 가야하는 측면이 있었다. 시즌1의 박양진 같은 인상깊은 빌런이 탄생할 수 없었던 시즌2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드라마 특성상 액션이 많고, 또 액션이 아니더라도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도 많고, 에피소드별로 고정장소가 달라지고, 세트 촬영보다 야외 촬영이 필연적으로 많고, 또 기본 5명이 등장하기 때문에 촬영 시간과 비용이 일반적인 장르물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점점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규모있는 프로듀싱이 필요할 것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시즌제 드라마 제작은 충분히 반가운 일이다. 이번 시즌에 못다한 이야기가 있다면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작진과 배우의 연속성이 보장된다면 호흡 맞추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고, 자연히 비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닝썬 게이트를 비롯해 대부분의 에피소드를 실화 기반으로 다뤄서 화제였다. 주제 선정과 복수 방법 등은 어떻게 선택 했는지, 또 ‘나는 신이다’ 등으로 사이비 종교에 관심이 쏟아지던 시기에 시기 적절하게 떨어졌던 사이비 에피소드 등을 다루면서 통쾌함을 느꼈을지 궁금하다.
제가 합류하기 전에 주제 선정은 이미 완료가 되어있었다. 복수 방법 역시 오상호 작가님의 공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테제를 기발하고 허를 찌르는 복수 방법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오상호 작가님이 유일하지 않을까요? 사이비를 사이비로 물리치기, 클럽의 빌런들이 부와 외모지상주의를 기준으로 나눈 계급에 맞서 나이 계급으로 무너뜨리기, 이런 것들은 오상호 작가님만의 오리지널리티라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붕뜨거나 너무 판타지적인 복수 방법은 오히려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통쾌함이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좀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밸런스를 조정하는 회의를 많이 했다.
방영 타이밍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신이다’라는 다큐를 울면서 보았다. 너무 가볍게 사이비 종교 주제를 접근한 것은 아닐까 고민도 되었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의 교주들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패턴을 작가님께서 정확하게 포착하시고 쓰셨다고 생각한다.
김도기 캐릭터가 시즌1에 비해 더욱 히어로스러워졌다, 캐릭터가 너무 사기다라는 말이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이런 반응에 대한 생각은?
2회씩 에피소드가 바뀌다 보니 빠른 전개 속도를 얻은 대신 개연성 부분에서 포기하고 가야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모범택시 세계관에서 김도기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인지,가 항상 연출하면서 고민되었던 지점이었다. 하나씩 멈추어 설명하게 되면 호흡이 늘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작가님께서는 어떤 부분은 설명없이 가도 되고, 어떤 부분은 짚어주고 가야하는 지를 알고 계셨다. 어느 정도까지 시청자들이 이해해줄 수 있을 지를 아시고 자신감 있게 밀어붙여주셨고, 디테일보다는 감정적으로 따라가야 하는 부분들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주셨죠.
결국 작가님 생각이 맞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덜컥거리는 설정들이 있다거나, 너무 개연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물음이 드는 부분이 있으셨다면, 아마 그것은 제가 놓친 부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연출적으로 디테일한 소품이나 세팅으로 현실감을 채웠어야 했던 게 아닐까, 동선과 동작들에 대해서도 대본에 적힌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치열하게 고민했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그 부분이 늘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남궁민, 김소연, 문채원 등이 특별출연하게 됐는데 섭외 과정과 SBS 유니버스가 완성됐는데 이를 살리기 위해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남궁민 배우의 특별출연은 이제훈 배우의 제안으로 성사되었다. 9-10부에 액션씬이 없고 다소 잔잔한 전개가 이어지므로 포인트를 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 금토드라마 유니버스를 구상한 것은 아니었고, 흔쾌히 허락해주신 배우들이 마침 금토 드라마의 히어로들이어서, 더 가까운 식구 같은 마음으로 허락해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막바지 촬영 중에 옆 세트가 ‘낭만닥터 김사부’ 세트여서 한석규 배우가 잠깐 방문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한석규 배우가 등장해주시면 정말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낭만+택시 혹은 모범+닥터의 조합, 가능하지 않을까요?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함께 슬퍼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기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동시대의 기억을 공유하는 많은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어”라는 시즌2의 메시지가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에 가 닿았기를 바란다. 이 기획의도의 진정한 완성은 시청자 여러분의 삶 속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하나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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