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오세요” 홍보영상 일부, 슬로베니아서 촬영했다 ‘들통’
이탈리아 정부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제작한 공식 홍보영상 중 일부 장면이 슬로베니아에서 촬영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은 이탈리아 관광부가 만든 홍보 영상에 슬로베니아 사람들이 슬로베니아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관광부는 최근 ‘경이를 열다’(Open to Wonder)라는 제목의 새 관광 캠페인을 내놨다.
관광부는 이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이탈리아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1445~1510)의 비너스를 발탁했다. 보티첼리의 작품 ‘비너스의 탄생’에서 묘사된 비너스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현대적인 비너스’는 청자켓, 미니스커트를 입고 피자를 먹으며 이탈리아의 주요 관광 명소를 소개한다.
2분52초 분량의 홍보영상이 공개된 직후 소셜미디어 등에는 혹평이 잇따랐다. 이탈리아 네티즌들은 “촌스럽다” “진부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예술 역사학자 토마소 몬타나리는 “이 광고 캠페인은 괴상하고 외설적이다. 돈낭비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장면이 이탈리아가 아닌 인접국 슬로베니아에서 촬영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문제의 장면은 영상 초반 27초쯤 나온다. 한 무리의 젊은 남녀가 햇빛이 비치는 테라스에서 와인을 마시며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매체는 “날카로운 눈썰미를 가진 네티즌들은 이곳이 슬로베니아 코타르 지역에 있으며, 테이블 위의 와인병에는 코타르 와인 라벨이 붙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홍보 캠페인에 900만 유로(약 132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면서 일각에서는 “세금 낭비”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 제작을 담당한 아르만도 테스타 커뮤니케이션 그룹은 아직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니엘라 산탄체 관광부 장관은 “비너스를 인플루언서로 묘사한 것은 젊은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900만 유로의 비용은 전세계 홍보를 포함한 총비용”이라고 해명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강인 스승’ 하비에르 멕시코 감독, 관중이 던진 캔 맞아 출혈
- 시진핑, 바이든과 마지막 만남...이시바와 첫 만남
- 경기 곤지암리조트 내 가건물서 화재... 1명 화상
- 철도노조, 18일 태업 예고...열차 일부 지연 가능성
- 외국인 전세사기 피해 막는다…서울시, 7개 국어 임대차 상담 시작
- “강남까지 10분이면 간다더니”... 위례신사선 또 불발에 위례주민들 궐기대회
- “이란, 대선 전 미 정부에 ‘트럼프 암살 안한다’고 했다”
- 여의정 협의체 두번째 회의... 협의점 못찾고 평행선만 달려
- 고열 호소 하루 만에 패혈증으로 환자 사망...진단 의사, 대법서 무죄
- ‘꼴찌의 반란’ 김민선, 시즌 왕중왕전 위믹스 챔피언십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