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일 한미정상회담 견제…관영지 "美 위해서 역사 무시"

"尹 WP 인터뷰 인용…일부 보수층·친미·친일 의견 반영한 것 뿐"
"尹 친미 외교, 한반도 큰 위험…韓, 美 타국 공격용 총알 될 것"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4.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오는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관영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미국을 기쁘게 하기 위해 역사를 무시하고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고 직격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5일 윤 대통령이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일본이 "100년 전 우리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 내용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매체는 중국의 한 관측통을 인용해 "윤 정부 견해가 한국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는 일부 보수층과 친미·친일 세력 의견을 반영하는 것일 뿐 한국인 대다수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한국과 지역 안보에 해(害)가 될 이른바 '안보협정'을 달성하기 위해 역사를 무시하고 미국, 일본과 편리한 동맹을 추구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관측통은 전했다.

상하오유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윤 대통령 발언이 여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상 연구원은 "그는 자신의 보수적인 정치적 신념을 바탕으로 맹목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돌보는데 정치인으로서 예리한 감각뿐 아니라 자국의 안보환경, 한반도의 복잡한 역사적 배경, 역내 강대국 간 전략적 역학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친미 외교가 결국 한국에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그의 친미 외교가 한반도에 큰 위험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한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총알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이 주요 권력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유연성을 잃게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의 상(award)은 실제보다 환상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중국이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 중국 내 반도체가 부족해질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이 그 부족분을 채우는 일을 없게 해달라고 미국이 한국에 요청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예로 들었다.

매체는 "윤 대통령 방미 직후 (미국 정부는) 중국산 반도체 칩 금지하면 한국이 중국의 부족분을 메워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면서 그의 면전에 큰 따귀(a big slap)를 때렸다"며 "미국은 항상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웠고 한국 이익을 너무 많이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방미 동안 한국 국익을 위해 실질적인 이익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윤 정부가 노골적으로 미국에 기울이고 비위를 맞추는 흐름이 한미 간 불평등을 더욱 부각하고 한미 '지배적 종속' 구도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