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시신에 채소 덕지덕지 붙인 母, 이유는…" 김복준이 전한 눈물의 수사 일지 [세치혀](MD리뷰)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전직 형사 김복준이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 출격해 눈물의 수사 일지를 전했다.
25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서는 '수사반장 세치혀' 김복준이 '불륜 잡는 세치혀' 양나래에 맞서 챔피언 결정전을 치렀다.
형사로 재직 당시 강력반에 몸담았다는 김복준은 "시신만 500구 이상" 접했다며 32년 동안 수도 없이 죽음의 현장을 목격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저도 누군가의 아빠이고 남편이다. 가족 간에 일어난 사건은 엄청나게 아프고 굉장히 힘들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김복준이 형사 반장이던 시절 시장통 옆 허름한 집에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이 냄새를 견디지 못해 신고하게 됐다고. "그 집에 살고 있던 50대 아들이 사망했다"는 김복준은 "아주 허름한 집인데 뜨끈뜨끈했다. 가서 보니 부패 말기까지 진행된 시신이 있었다. 눈을 뜰 수 없었다. 부패 가스가 차면 눈을 뜨기 힘들다"고 돌이켰다.
시신을 살펴본 김복준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신에 채소를 덕지덕지 붙여놨다"는 것. 김복준은 "위에 얇은 솜도 깔아놨다.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이 번쩍했다. 누가 와서 제 뺨을 때렸다. 다름 아닌 사망자의 어머니였다. '내 아들 치료하려고 솜도 붙이고 채소도 붙였는데 네가 뭔데'라고 한 거다. 어머니가 치매였다"고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김복준은 방바닥이 따뜻했던 이유도 치매 투병 중인 어머니가 자식을 보살피기 위해 연탄불을 피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복준은 "시신을 수습해서 어떻게 할까 봐 주변을 탐문했다. 서울 어느 부촌에 사망자의 형제가 살고 있었다. 전화를 드리니 첫마디가 가히 충격적이었다. '난 그 집과 발 끊은 지 꽤 오래됐다. 국가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지 않냐'고 얘기하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형제, 피붙이가 마지막 가는 길에 와보는 게 도리 아닐까"라며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사망자의 형제가 사건 현장에 출석했다고 전했다. 또 김복준은 "골목 입구에 들어서는데 500m 이상 되는데도 냄새가 진동해 견딜 수 없는 정도였다. 대문까지 왔는데 갑자기 우웩하고 몇 번 토하더라. 그러더니 '더 이상 못하겠다. 알아서 처리하라'며 뛰어가버렸다"고 했다.
사건 종결 후 김복준은 "'내 피붙이의 살 썩는 냄새도, 마지막 가는 길도 안 볼 수 있는 가족이 사는 사회에 나도 있구나' 했다"며 "몇 달 동안 마음이 아주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세치혀'에 출격한 전직 형사 김복준. 사진 = MBC 방송 화면]-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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