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에 어린이정원…야구·축구장 갖추고 버스킹 공연도

연규욱 기자(Qyon@mk.co.kr) 2023. 4. 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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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역사 담은 홍보관과
대중음악 기록관 등 조성
어린이 전용 야구·축구장도

공원 전 지역 흙으로 15Cm 덮어
국토부 “토양 오염 안전 이상없다”
용산어린이정원 조감도 [사진 =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가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120년만에 국민들에게 개방한다.

25일 국토교통부는 반환부지 일부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이름 짓고 내달 4일 오후 2시부터 임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열흘간 선착순으로 매일 2500명의 시민들에게 공원부지 10만㎡를 시범개방한 바 있다. 당시 방문객들이 제시한 의견들을 반영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번에 임시개방하게 됐다.

개방 지역은 총 30만㎡ 규모로 용산 대통령실 남측 언덕 등이 추가로 개방된다. 붉은색 지붕의 단층주택이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장군숙소는 내부를 리모델링해 홍보관, 용산서가, 기록관 등으로 꾸몄다. 홍보관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 미군 주둔 등 지난 120년의 기록이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돼 있다. 용산서가엔 어린이와 일반 방문객이 독서를 할 수 있는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기록관에선 과거 미군가족의 생활상과 미8군 클럽에서 태동했던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다음달 4일 개방하는 용산 어린이정원 내 미군 장군 숙소. 1950년대 지어진 이 건물들은 개방에 맞춰 홍보관과 전시관, 기록관 등으로 탈바꿈 했다. [사진 = 국토교통부]
미군 전용 운동장은 약 7만㎡(2만평) 규모의 ‘잔디마당’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잔디마당 끝자락에 위치한 ‘전망언덕’에 올라서면 반환부지 전체의 풍경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용산 도심, 남산을 조망할 수 있다. 스포츠필드에선 어린이를 위한 야구·축구대회가 개최되고, 플라타너스 나무와 계절 들꽃이 무성한 산책로 ‘가로수길’에선 버스킹 공연도 열린다.

용산지역은 예부터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였지만,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일본군이 주둔했다.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미군기지로 활용돼 지난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었다.

2000년대에 들어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결정되면서 기지반환이 시작됐고, 현재까지 반환 받은 부지 일부를 우선 개방하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용산 미군기지 전체를 반환받은 뒤 토지정화작업 과정을 거쳐 용산공원 총 300만㎡를 정식 조성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양오염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 지역에 15cm 이상 흙을 덮은 후 잔디나 꽃을 심거나 매트·자갈밭을 설치해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차단했다”며 “공기질도 공원 외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측정되는 등 안전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용산어린이정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 5일 전 사전예약을 거쳐 입장할 수 있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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