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드림' 이병헌 감독 "1600만 흥행 '극한직업'? 평생 짊어지고 갈 고마운 짐" (종합)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이병헌 감독이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담아 '드림'을 연출했다. 약 10여 년 전부터 작품을 준비해 온 그는 한 차례 제작 무산 위기를 극복하고 오랜 노력 끝에 관객들에 선보이게 됐다.
26일 개봉한 영화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이지은)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 그린 코미디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병헌 감독은 "작품 개봉을 앞두고 이 정도로 떨렸던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작품을 선보이게 돼 긴장되고 떨린다"며 "1년에 한 작품씩은 꼭 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오래 쉬었지 않나. 그래서인지 작품을 개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드림'에 대해 "'극한직업'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이라며 "'극한직업'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바람 바람 바람'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때는 영화적으로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는 강박이 컸다. 당시 작품을 좋아해 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에 가까웠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 이후 편안한 마음으로 '웃겨보자. 재밌게 해 보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오히려 평가가 더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드림'은 '바람 바람 바람'보다도 훨씬 전에 계획했던 작품이고, 이미 정해진 틀 안에서 시작됐다"면서 "홈리스 월드컵을 많은 분들에 알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화려함 없이 가장 익숙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귀띔했다.
또 긴 시간 동안 함께해 준 배우들에 고마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소민 PD를 연기한 아이유에 대해 "원래 소민 캐릭터가 홍대보다 나이가 많은 설정이었다"며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소민은) 톱스타가 하기엔 약간 비중이 많지 않은 역할이다. 원래 아이유 씨가 캐스팅 리스트에 없었는데, 스태프들과 회의를 하러 갔더니 리스트 맨 위에 아이유 씨 이름이 적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스태프들이 '팬심에 사진이라도 올려봤습니다'라고 말해서 미친척하고 제안을 하게 됐다. 사실 제가 아이유 씨에 맞춰서 시나리오를 수정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먼저 캐스팅을 했다기 보다는 그가 나를 선택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 감독은 박서준이 윤홍대 역에 합류하게 된 비화도 전했다. 그는 "솔직히 스타급 캐스팅이 없으면,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조건에 부합할 만한 배우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며 "(홍대가) 딥한 사연을 가진 캐릭터가 아니어서 연기에 대한 걱정은 크게 없었다. 다행히 서준 씨가 출연하겠다고 해서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작품을 완성해 갔다. 극 중 홍대는 2등 콤플렉스를 갖고 있고 운동장 안에서 뒤로 밀려 있는 사람이지 않나. 운동장 밖에서 밀려 있는 홈리스 선수들과 같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캐스팅 난항을 겪었던 이 감독은 "홍대 캐스팅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사실 '스물'이 조금 잘된 이후에 '드림'을 준비했기 때문에 제가 잘 나가는 감독인 줄 알고 단단히 착각을 했던 거 같다(웃음). 시나리오를 거절한 배우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 간다. 아무래도 멀티 캐스팅이다 보니, 영화의 의미만 보고 가야 하는 거라 출연을 결정하기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9년 '극한직업'으로 16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이 감독은 '최연소 천만 영화감독'이라는 꿈의 타이틀을 얻게 됐다. 이 감독은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많은 분들이 '극한직업' 이야기를 해주신다. 제 입장에서는 부담감도 있지만 관심이기도 하니까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극한직업' 스태프들과 '드림'에서도 함께 하지 않았다 보니, 같이 작업한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 감독은 "'극한직업'의 흥행 덕분에 '드림' 투자 심사에서 가산점을 받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그 가산점으로 인해 뒤로 밀려난 사람도 분명 있을 것 같아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책임감을 갖고 작품을 열심히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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