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네 번째 6학년을 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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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었던 학교를 떠나 새로운 학교에 둥지를 틀었다.
아이들이 입학하고 졸업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듯 교사들도 한 학교에서 5년을 보내고 나면 '고생했다, 잘했다'는 마음과 함께 새로운 학교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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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었던 학교를 떠나 새로운 학교에 둥지를 틀었다. 아이들이 입학하고 졸업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듯 교사들도 한 학교에서 5년을 보내고 나면 '고생했다, 잘했다'는 마음과 함께 새로운 학교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찾아온다.
16년의 교직 생활 중 4번째 맡는 6학년 담임인데 나머지 3번은 첫 학교에서 신규교사일 때였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지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때는 철이 없고 아는 것도 없는 교사여서 초등학교를 6년째 다니고 있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고 의지했었다. 한편 그때는 나름 신세대여서 아이들과 호흡하고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관심사나 또래 문화도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8년 전 가르쳤던 6학년 아이들이 21살이 되어 3월 초 연락이 왔다. 군대에 가게 된 남자아이들을 중심으로 1년에 한두 번이지만 가끔 연락하고 있던 아이들이 이제 본인들도 성인이 됐으니 술도 한 잔 사 달라고 말이다. 주말 저녁 8년 전 제자들을 만나 너무도 어엿하게 잘 자란 모습을 보고 그때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자들은 그대로인데 나만 혼자 나이를 먹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들은 즐거운 추억이라 말하지만 신규 교사의 어설픔과 실수도 나름 쑥스럽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렇지만 깨달은 것 중 가장 큰 것은 아이들을 걱정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그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져 어설픈 가르침들도 소중하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첫 학교의 마지막 해에 맡았던 아이들인데 다음 학교로 이사가는 선생님의 이삿짐까지 함께 날라줄 정도로 착한 아이들이었는데 8년이 지난 지금도 6학년 담임으로 걱정하고 있는 저에게 또 한 번 먼저 손을 내밀어 주려고 만나자고 했구나 싶었다.
다행히도 이런 걱정들을 다 해소할 수 있을 만큼 착하고 예쁜 6학년 아이들을 만나 지금은 하루하루 학교 가는 것이 기다려지고, 아이들과 무엇을 하고 하루를 보낼까를 기다리고 있다. 교사에게 중요한 건 나이나 노하우, 전문성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예순이 넘은 연세에도 아이들과 오후에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함께 해주시는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께 또 한 번 배운다. 퇴직하는 그날까지 아이들과 함께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싶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초등학교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6학년 담임이었던 것이 스스로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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