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교통지옥’ 세종시 선택은 시내버스 전면무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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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은 자동차 이야기만 나오면, 말없이 지나치는 법이 없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기자가 세종시 어진동 환경부 청사까지 대중교통(버스-지하철-버스)으로 가려면 1시간40분이 걸린다.
2020년 인구 38만명의 세종시의 교통 분담률은 승용차 45.4%, 시내버스 7.3%이다.
이주열 세종시 건설교통국 사무관은 "세종시 버스 통행량 중 약 30%가 광역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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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무료화…‘대중교통 도시’ 재도전
세종시민은 자동차 이야기만 나오면, 말없이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이 신생 ‘교통지옥’을 두고 다들 할 말이 많다.
세종시 환경부 청사로 출퇴근하는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기자가 세종시 어진동 환경부 청사까지 대중교통(버스-지하철-버스)으로 가려면 1시간40분이 걸린다. 자동차로는 30~40분 거리인데다, 갈아타는 번거로움까지 고려하면 자동차를 타는 게 낫다. 문제는 사람 생각이 다 비슷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를 몰고 나와 거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로 가득 찬다.
세종은 계획도시다. 대중교통 분담률 70%를 상정해 건설한, 국내 최초의 대중교통 중심 도시다. 도시 건설 때부터 일반도로 차선을 줄였다. 대신 간선도로 중앙에 간선급행버스(BRT) 전용차로를 만들고, 자전거 도로와 인도 너비를 넓혔다.
원대한 계획은 실패했다. 도시 설계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뒷받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종과 대전 그리고 오송역을 오가는 간선급행버스가 있지만, 그 외의 시내버스 구간은 다양하지도 않고 배차 간격도 길다.
그 결과, 세종시는 ‘자동차의 도시’가 돼 버렸다. 2020년 인구 38만명의 세종시의 교통 분담률은 승용차 45.4%, 시내버스 7.3%이다. 대중교통 이용률이 전국 최하위권이다.
도시 설계 당시의 이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세종시는 지난 2월 “시내버스를 2025년부터 전면 무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버스 노선 전면 개편 △버스 증차 △공영주차장 요금 인상 등의 대책을 내놨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내세운 ‘교통 복지’가 우선이 아니었다. 세종시는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노린다고 밝혔다.
세종시가 지난 10일 무료교통 체계 도입을 위해 맡긴 용역 보고서 초안을 보면, 대중교통을 무료화하면 2030년 기준 연간 3만7406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1.8㎿짜리 풍력발전소 10기를 돌려야 대체할 수 있는 배출량이다. 연간 경제적 편익은 11억원 정도로 계산됐다. 세종시 하루 평균 승용차 주행거리(38.9㎞)를 토대로 산정한 결과다.
‘대중교통 도시’ 세종의 이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주열 세종시 건설교통국 사무관은 “세종시 버스 통행량 중 약 30%가 광역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즉, 대전과 청주 등 인접 지자체가 같은 정책으로 호응해야 효과가 날 수 있다는 말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무료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장려해야 하는 이유다.
세종/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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