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KSL 교육기관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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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대덕중학교에서는 매년 특별한 입급식이 열린다.
조용히 교장, 교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지만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친구는 없는, 그래서 긴 훈화보다는 따뜻한 미소와 눈빛으로 이들의 시작을 응원하는 특별한 입급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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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대덕중학교에서는 매년 특별한 입급식이 열린다. 조용히 교장, 교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지만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친구는 없는, 그래서 긴 훈화보다는 따뜻한 미소와 눈빛으로 이들의 시작을 응원하는 특별한 입급식이다. 세계를 담은 교실에 입급한 이들은 한국으로 이주 후 한국어와 중학교 교육을 받기 위해 대덕중학교의 문을 두드린 학생들이다.
이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은 제 2언어로 한국어를 배우게 된다. 기존의 문화와 언어에 익숙한 청소년기 학생이 새로운 말과 글을 배우는 것이 쉽지 않지만, 대덕중학교에서는 일주일 내내 다양한 방법으로 충분히 한국어를 배우고 다문화 수용성이 높은 학급 친구들과 교류하며 한국어 습득 속도만큼 빠르게 중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 대전시에 단 하나뿐인 중등 한국어 학급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 학급 학생들의 통학 시간은 왕복 1시간에서 3시간까지 다양하다. 통학 거리가 멀고 힘들지만 학교에서의 시간이 행복하기 때문에 매일 학교에 온다. 한국어 학급은 한국어 소통 능력이 전혀 또는 거의 없는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중학교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특별학급이다. 한국어 학급 정원은 10명 내외로 정해지게 되는데, 대덕중학교에도 10명의 학생이 한국어 학급과 원적 학급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대전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3428명(2022.4.1.기준)이며, 한국어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짐작되는 중도입국 또는 외국인 학생 중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132명에 달한다. 한국어를 전혀 또는 거의 모르는 130여 명의 학습자들이 대전의 어느 중고등학교의 교실에서 한국어만을 사용하는 수업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어에 미숙한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들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중등 교사는 교과 교육 전문가이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영어권뿐만 아니라 몽골,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에서 이주해 온 학생들을 맡아 국어, 수학, 과학 등을 가르쳐야 하는 한국인 교사의 어려움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만하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영어권 선진국의 경우 많은 학교와 지자체에서 영어 사용이 미숙한 학습자를 위해 다양한 ELS(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인 언어 소통이 가능한 학생은 어디서든 충분히 자기 역량을 발휘해 교육받을 수 있으며, 능숙하지 않더라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이라면 어느 학교, 어느 교사든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은 대학이 많고 자운대, 연구단지가 있어 외국계 인재의 유입이 많은 도시이다. 대전이 발전하고 확장해 나갈수록 이주 인구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증가하는 외국인 학습자를 일선 학교, 담당 교사 개인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KLS(Korean as a Second Language)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공교육기관에서 이들의 초기 언어 학습을 지원해야 한다.
세계 속의 대전으로 성장을 꿈꾼다면 세계시민을 교육하는 시스템 또한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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