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보다 대중적..웃음 빼고 감동 듬뿍”[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4. 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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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만 ‘극한직업’과 비교, 부담되지만 당연해”
“위기의 극장가? 재밌는 작품은 여전히 사랑받아”
“가장 이병헌답지 않은 ‘드림’, 새 작업·도전 의미”
이병헌 감독이 ‘드림’으로 돌아왔다. 사진I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웃음이 빠진 곳에 감동을 더했으니, ‘똔똔’ 아니에요?(웃음)”

전작 ‘극한직업’으로 투척했던 코미디 폭탄 대신, 이번엔 신파를 가득 품은 감동 보따리를 풀어 놓겠단이병헌(43) 감독의 귀환이다. 자신의 색깔은 최소화 했고, 줄어든 웃음만큼, 감동을 더해 대중성을 극대화시켰다는, 신작 ‘드림’을 통해서다.

영화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스포츠 휴먼 드라마. 박서준과 아이유의 첫 만남, 무려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신작이다.

“이렇게 떤 적이 없는데 유난히 떨린다. 흥행 부담감은 물론 전작에 대한 기대치도 계실 테니까”라며 운을 뗀 이 감독은 “오랜만이라 일단 반갑고 설렌다. 1년에 한 작품씩은 할 줄 알았는데 코로나19로 예상보다 길게 쉬었다. 그 사이 영화계가 더 어려진 것 같다. 다행히 걱정보다 반응이 괜찮게 나오고 있다”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전작 ‘극한직업’의 메가 흥행이, 코미디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이 적잖이 부담됐을 터. 이 감독은 “부담은 당연하다. ‘극한직업’이 그 정도로 잘 될 줄 몰랐지만 그 덕분에 ‘드림’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높아진 기대치가 걱정도 되지만, 그 자체가 관심이니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극한직업’과는 모든 면에서 결이 완전히 달라요. 오히려 온 가족이 보시기엔 더 편안하지 않으실까 싶고요. 실화를 바탕으로 해 경기 결과와 그것이 상징하는 주제, 메시지 등 굵직한 틀이 정해진 상태에서 채워가는 과정이라 새로웠어요. 허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다 했다고 생각하고요. ‘이병헌스러운’ 걸 최소화하고 ‘드림’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낯선 작업이라 개인적으론 굉장히 흥미로웠고요.”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과 전혀 다른 ‘드림’만의 높은 감동지수를 어필했다. 사진I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홈리스 월드컵’은 축구를 통해 홈리스의 자립 의지와 부정적 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 축구 대회로, 실제 수많은 홈리스들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한국은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했으며, ‘드림’은 이 대회를 모티브로 새로운 이야기를 가미했다. 사전 인터뷰한 실제 홈리스들의 사연들을 바탕으로 하나, 박서준·아이유가 연기한 코치와 PD를 비롯해 축구단원들 각각의 이야기들은 모두 허구다.

이 감독은 “실제 그 대회의 경기를 TV로 봤는데, 당시 울림이 컸다. 실제 규모는 훨씬 적었지만, 실제로 ‘대한민국’을 외치는 외국인 관중이 있었고, 승패를 떠난 이들의 고군분투가 뜨겁게 와닿았다. 평범하게, 편견 없이, 따뜻하게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편견을 줄 수 있는 소재이기에 리스크를 줄이고 재미있게 다가가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자칫 다운될 수 있는 캐릭터들, 너무 신파로만 갈 수 있는 서사를 톤업 시켜줄 수 있는 영화적 장치가 필요했죠. 홍대(박서준)와 소민(아이유)는 그 미션을 위해, 진짜 주인공들인 홈리스 단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조연인 셈이죠.”

이 감독은 11년 전부터 이 작품을 준비해 왔다. 한 차례 제작 무산 위기를 겪었고, 시나리오를 주지 않은 20대 남자 배우가 없을 정도로 캐스팅도 쉽지 않았다. 어렵사리 시작에 성공했지만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몇 차례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는 “처음 ‘드림’ 연출을 맡겠다고 했을 때가 ‘스물’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며 “당시 ‘스물’이 조금 잘된 이후라 제가 잘 나가는 감독인 줄 착각했던 것 같다. 시나리오를 거절한 배우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 간다. 아무래도 멀티 캐스팅이다 보니, 영화의 의미만 보고 가야 하는 거라 출연을 결정하기 더 어려웠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스타급 캐스팅이 없으면,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조건에 부합할 만한 배우를 찾는 게 절실했다. 홍대가 딥한 사연을 가진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걱정은 크게 없었고, 다행히 서준 씨와 마음이 맞아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작품을 완성해 갔다. 아이유 씨는 감히 꿈도 꾸지 않았던 분인데 성사가 됐다. 평소 팬이었던 터라 정말 좋았고, 촬영하면서 그 똑똑함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두 배우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병헌 감독은 한국 영화의 부진에 ‘드림’이 힘을 보태고 싶다고 소망했다. 사진I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사실 이 시나리오가 어려웠던 건 새로운 구성을 하기에 너무 조심스러워서. ‘보통의 것’으로 하고 싶은데 그게 너무 전형적이어서...고민이 많았죠. 사고를 친 홍대가 원하지 않는 곳에서 성장하는 이야기. 그 자체가 너무 진부하잖아요? 그래서 초반부 스피드를 올리고, 재미를 확 더해 그 부분을 후루룩 끌고 가고자 했어요. 이후부턴 이미 정해진 결과를 향해 가는 거니까...모두의 진심을 담아 우직하게 달려갔죠. 그런 부분들의 선택과 집중, 고민 때문에 후반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고요. 개인적으론 만족합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찔끔 났거든요.(웃음)”

한국 영화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들려줬다. 이 감독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화들이 방어적으로 나오고 있고, 뒤늦게 나오는 작품들도 많아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면서도 “당분간은 어쩔 수 없는 현실 같다. 사실 위기는 항상 있었고, 우리는 또 그것을 극복해오지 않았나. 결국 그럼에도 재밌는 영화는 관객이 티켓 값을 아까워 하지도, 외면하지 않는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드림’ 어려운 한국 영화계의 구원투수까진 아니어도 중간 계투 정도는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온 가족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는 ‘드림’, 많이 보러 와주세요. 하하!”

이병헌 감독과 박서준·아이유가 만난 ‘드림’은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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