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 무용의 진화 어디까지… 정구호 스타일 ‘일무’ 색다른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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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서울시무용단 연습실.
하지만 서울시무용단은 '춘앵무'를 대형 군무로 확장해 빠른 비트의 현대적인 사운드에 맞춰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초연부터 함께 한 서울시무용단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연출), 김성훈(안무), 김재덕(안무·음악)은 이처럼 '일무'를 한층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다듬어 다음 달 25~28일 세종문화회관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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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서울시무용단 연습실. 지난해 초연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더 진화한 모습으로 다음달 다시 관객과 만날 ‘일무(佾舞)’의 연습장면이 일부 공개됐다. 줄지어 추는 춤이란 뜻의 ‘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에서 추는 의식무(제사 춤)이다.
‘춘앵무’는 순조(1790∼1834, 재위 1800∼1834)의 맏아들인 효명세자(1809∼1830)가 어머니 순원왕후의 생일을 기념해 만들었다고 한다. 버드나무 가지에서 맑게 지저귀는 꾀꼬리의 모습을 본뜬 궁중 무용의 꽃으로 일인무(혼자 추는 춤)다. 하지만 서울시무용단은 ‘춘앵무’를 대형 군무로 확장해 빠른 비트의 현대적인 사운드에 맞춰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여성 무용수들은 오른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몸을 비틀고 어깨춤을 추는 등 현대적인 움직임을 전통무용에 접목했다.
전통의 현대화 작업에 주력해 온 정구호 연출은 연습 장면 공개 후 기자들과 만나 ‘일무’는 자신의 목표인 ‘전통의 진화’에서 가장 많이 나아간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관객이 전통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전통이 한 가지 틀 안에서 변화하지 않고 반복하기 때문”이라며 “전통(예술)이 가장 현대적이고 진화된 형태의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패션디자이너에서 영화 미술감독, 공연 무대감독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그는 과거 국립무용단과 함께한 ‘향연’과 ‘묵향’으로 한국무용계에선 드물게 매진 사례를 기록한 바 있다.
'일무'는 지난해 공연 당시 한국창작무용 초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3022석) 4회 공연의 평균 객석 점유율 75%를 넘기는 등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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