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챔프 1차전 지배한 김선형의 3단계 전략. KGC 수비 시스템 어떻게 파괴시켰나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와 안양 KGC가 맞붙은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1차전.
미묘한 흐름 싸움에서 양팀의 에이스들이 맹활약했다. SK는 자밀 워니가 특유의 플로터로 기세를 올렸고, KGC는 오세근과 오마리 스펠맨이 내외곽에서 맹활약했다.
그러나, 가장 돋보인 선수는 김선형(35)이었다. 한마디로 '군계일학'이었다. 챔프 1차전을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KGC의 1대1 수비 능력은 최상위권이다. 가드진에서 변준형은 공수 겸장이고, 백업 에이스 박지훈도 타 팀에 가면 즉시 주전감이다. 두 선수의 특징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탄탄하다는 점이다. 스피드&파워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런데, 김선형은 KGC의 강력한 대인마크를 자유자재로 요리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골밑 돌파로 KGC 수비 자체를 파괴시켰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SK 전희철 감독의 챔프전 전략이 가장 큰 배경이다. 최준용이 이탈한 상황이다. 정상적 대결에서는 KGC가 앞설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을 인정했다. 때문에 전 감독은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2대2 공격에 몰빵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사실, 그것 외에는 SK가 챔프전에서 KGC를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었다. SK의 최대 무기이자, 택할 수밖에 없는 고육지책이다.
밸런스 조정에 들어갔다. 스리 가드를 최대한 자제했다. 슛팅이 부정확한 오재현과 최원혁을 동시에 사용하지 않고, 허일영을 중용하면서 양쪽 코너에 슈터를 배치했다. 그렇게 되면, KGC 2명의 수비수가 마크할 수밖에 없다. 1명의 슈터도 위크 사이드(볼이 없는 지역) 윙 지역에 배치한다.
즉, 3점슛 톱(중앙)에서 골밑 로 포스트(림 근처)까지 스페이싱을 최대한 넓혔다. 김선형과 워니의 2대2를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김선형과 워니는 득점력에 관한 한 리그 최상급이다. KGC 김상식 감독 역시 "김선형과 워니를 놔 두고 다른 3명의 선수의 득점을 묶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지금 SK 공격 시스템을 보면 상당히 위험하다. 김선형과 워니의 득점만으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KGC 입장에서는 두 선수의 2대2 위력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철저한 대인 마크, 적절한 로테이션과 간격 조정에 따른 헬프 디펜스가 최적이었다.
그런데, 김선형과 워니는 이 부분을 뛰어넘었다. 정확히 김선형이 넘어섰다. 김선형의 헤지테이션은 완전히 '물'이 올랐다. 철저한 대인 마크를 여유롭게 스크린을 이용하면서 골밑 돌파를 한다. 국내 어떤 수비수, 어떤 수비 시스템도 김선형의 골밑 돌파 움직임을 막기 힘들다. 여기에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를 기점으로 플로터의 비율을 높였다.
플로터는 일반적 레이업슛과 달라,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면서, 포물선을 높게 그리는 슛이다. 골밑 돌파 이후 빅맨의 블록슛을 피하기 위한 레이업 슛이다. 즉,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정확도만 담보되면 알고도 막지 못한다. 그런데 김선형과 워니의 플로터는 매우 정확하다.
결국 KGC는 김선형이 미드 레인지 지역으로 들어오는 순간, 빅맨이 적극적 헬프를 한다. 이때 김선형은 최부경(혹은 김형빈)에게 킬 패스를 찔러주면서 노마크 레이업 찬스를 제공한다.
프로 데뷔 초반 김선형은 '플래시 썬'이라는 애칭 답게 상당히 빨랐다. 하지만, 직선적 움직임은 종종 승부처에서 상대 빅맨의 블록슛에 막혔다. 노리고 들어오는 블록슛을 피하기 쉽지 않았고, 레이업 슛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김선형은 완급 조절 능력을 장착했다. 특유의 헤지테이션 드리블로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뺏었고, 엇박자 플로터로 상대 수비 시스템을 완전히 파훼시켰다.
김선형은 "플로터를 쏘면 좀 더 빠르게 빅맨들이 헬프를 다가온다. 우리 팀 빅맨에게 패스할 타이밍이 생긴다. KGC는 후반, 양쪽 코너에 배치된 수비수들이 헬프를 들어왔다. 내 플로터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자연스럽게 양쪽 코너에 3점슛 찬스가 생겼다"고 했다. 결국 김선형은 챔프 1차전 전반 플로터를 앞세워 16점을 몰아넣었다. KGC가 좀 더 강한 헬프 수비를 가동하자, 에이스 그래비티(에이스에게 수비가 몰리는 중력현상, 에이스 효과다)가 생기면서 골밑에 찬스를 만들었다. KGC가 빅맨들의 헬트 대신 양쪽 코너 수비수의 헬프를 택하자, 이번에는 유연한 드라이브 & 킥으로 외곽 오픈 3점포 킬 패스까지 부렸다.
결국, 아무리 탄탄한 KGC의 수비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당초, 이번 챔프전은 최준용이 빠진 SK의 절대 열세로 예상됐다. 하지만, 1차전 김선형은 왜 자신이 정규리그 MVP인지 보여줬다. KGC는 2차전부터 대비책을 세우고 나올 것이다. 단, 김선형의 플로터&드라이브 앤 킥은 알고도 막기 어렵다. 챔프전의 최대 변수가 됐다. 시리즈가 장기전으로 흘러갈 확률이 높아졌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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