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생략’ 오역 주장, 원문 공개되자 “신중히 논평”

김범주 2023. 4. 2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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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관계에 대해 "100년 전 일로 무릎 꿇어야 한다는 인식은 수용할 수 없다"는 외신 인터뷰가 논란이 되자,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말을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를 한 외신 기자가 원문을 공개하며 오역이 없었다고 반박하자, 여당은 "사실관계 파악이 미흡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범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그제 오후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한일관계에 대해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일본의 식민 지배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발언"이다, "역사인식이 우려된다"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그젯밤 논평을 내고, '영어 번역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무릎을 꿇어라라고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문장의 주어가 생략됐는데, 생략된 주어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일본'이고 이로 인해 오역이 생겼다는 겁니다.

야당을 향해선 실제 발언을 확인하지 않고 반일감정을 자극한다며 이성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이에 인터뷰를 진행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어제 오전 윤 대통령의 우리말 발언을 공개했습니다.

녹음된 오디오와 교차 확인도 했다면서 생략된 주어는 윤 대통령이 맞는다고 밝혔습니다.

야당은 여당이 혼신의 방어를 펼쳤지만 돌아온 건 거짓 해명 논란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재랑/정의당 대변인 : "집권 여당은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수호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바른길로 나아가도록 충언하고 지적해야 합니다."]

오역을 주장하는 논평을 냈던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어제 저녁 KBS와의 통화에서 "사실관계 파악이 미흡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좀 더 신중하게 논평을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장세권 윤대민/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김석훈 김정현

김범주 기자 (categor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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