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속풀이] 美 순방 성과 사라질라…尹대통령 엄호 나선 與
WP 인터뷰 논란에 노심초사…"경제·안보 분야 성과내야"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성과가 가려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하는 만큼 지지율 반등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순방에 앞서 진행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한 '일본 무릎' 발언 논란이 확산하면서 순방 성과 대신 '일본 논란'만 남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당내 인사들은 윤 대통령 인터뷰에서 '주어'가 없다며 적극 엄호했지만, WP 기자가 인터뷰 원문을 공개하면서 주어가 윤 대통령으로 확인되자 오히려 난감해진 모습이다. 이에 당내에서는 이번 순방에서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한일 정상회담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한 해명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발언은 오히려 또다른 후폭풍을 일으켰다.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면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인가 의심할 정도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인터뷰 내용에 대해 '주어'가 빠져 있다며 오역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이 사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인지, 윤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한글 인터뷰 원문을 보면 주어가 빠져 있다. 이것으로 인해서 해석에서 영어 번역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게 번역됐다"(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고 주장했고, 김병민 최고위원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 부분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약간 오역되지 않았는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WP 기자가 트위터에서 녹음본과 교차 확인을 했다며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윤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해 오역을 주장한 당내 인사들만 난감한 처지에 몰렸다.
앞서 당내에서는 이번 순방을 앞두고 지지율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컸다. 특히 앞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던 외교 문제를 일거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감지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상대로 실시한 4월 2주 차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 27%, '잘못하고 있다' 65%를 기록, 집권 2년 차 들어 처음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하락했다.
낮은 지지율 원인으로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및 오염수 방류,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 등 논란에,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 등 '외교 논란'이 중첩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일주일 뒤 진행된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전주 대비 4%p 오른 31%, 부정평가는 5%p 떨어진 60%를 기록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일본과 미국 도·감청 기밀문건 유출 용의자가 체포되면서 해당 논란이 잦아들고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지율이 반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WP 인터뷰 이후 지지율 반등 기대감은 조금씩 사라지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미국 방문 당시 비속어 논란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윤 대통령의 '뉴욕 발언' 직후인 지난해 9월 27~29일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4%로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순방에서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당 지도부 한 인사는 "순방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반도체와 같은 경제문제, 또한 북핵 관련 안보 문제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미국 방문 첫 공식 일정으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4년간 25억달러의 투자 유치를 끌어냈지만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철규 당 사무총장은 전날 연합뉴스TV '뉴스1번지'에 출연해 "북핵의 확장 억제 대책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며 "또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대한 공급망 체계 구축 이런 것들이 이번에 상당히 중요한 의제로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분위기 띄우기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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