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 7만원!"…'검소한 플렉스' 짝퉁 자랑에 빠진 해외 MZ

김하늬 기자 2023. 4. 2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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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MZ(밀레니얼+Z)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이 짝퉁 구매를 부끄러워하기보다 일종의 문화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는 짝퉁을 사는 행위가 '절약 문화'라고까지 부른다.

FT는 "젊은 층은 주로 신발과 액세서리, 의류 짝퉁을 사는데, 이게 가짜라는 걸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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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린 그저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아는 '악당'일 뿐이라고"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가짜 명품 신발을 판매하는 제이다는 당당하게 "돈은 부족하지만, 있는 돈을 어떻게 잘 쓸지 고민하는 '악당(Baddies)'일 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틱톡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로 연계한다. 화면 가득 명품신발과 상자가 쌓여있다. 1000달러가 넘는 루이뷔통의 모피슬리퍼 75달러(10만원), 1300달러를 육박하는 크리스챤 디오르 캔버스 스니커즈 71달러, 나이키 조던 한정판 45달러가 등장한다.

#틱톡의 다른 유명 사용자 아만다 레닉은 중국의 한 온라인쇼핑업체에서 산 샤넬 가방을 공개했다. 명품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방용 더스트백과 함께 공개한 영수증 속 가격은 55달러. 정품이 아닌 '짝퉁'이다. 클래식 샤넬 플립백의 현재 시세는 1만달러를 넘는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4400달러였던 게 2배 넘게 오르다 보니 짝퉁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소위 MZ(밀레니얼+Z)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이 짝퉁 구매를 부끄러워하기보다 일종의 문화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는 짝퉁을 사는 행위가 '절약 문화'라고까지 부른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특허청이 지난해 15~24세 연령대 2만2021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가 "최근 1년 내 적어도 하나의 명품 '짝퉁' 제품을 산 적 있다"고 답했다. FT는 "젊은 층은 주로 신발과 액세서리, 의류 짝퉁을 사는데, 이게 가짜라는 걸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틱톡에서 짝퉁 제품을 공개하는 유명 이용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명품 브랜드들이 품질은 낮추고, 가격만 높이고 있다"며 "정품을 사는 건 자기만족을 위해서다. 사고 하루가 지나면 그저 '지갑'일 뿐이다"며 모조품 소비를 옹호한다. 실제로 틱톡에서 '짝퉁'을 의미하는 #dupes (duplication의 약어)나 #Reps (Replica의 약어) 조회수는 각각 21억개, 19억개에 달한다. 복제품의 리뷰와 판매처를 설명하는 동영상도 눈에 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같은 젊은 세대의 변화에 대해 여론조사업체 GWI의 크리스 비어는 "높아지는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문제에 당면한 젊은 층이 '저렴한 대안'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젊은 층은 과시적인 명품 소비 대신, 절약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비싼 명품으로 알려진 제품을 10분의 1 가격으로 싸게 사서 치장하는 것에 대해 '검소한 플렉스'나 '속임수 트렌드'라는 의미다. 실제로 틱톡에서 젊은 소비자들은 위조품 구매를 금기시하기보다 때로 자랑거리로 해시태그까지 붙이는 유행도 있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유행을 따르고 싶기 때문에 '저렴한 대안'을 찾아낸 건 일종의 승리이자 자부심으로 젊은 층은 받아들인다는 해석이다.

한편으로는 '정보 교환'의 트렌드로도 여겨진다고 FT는 전했다. 패션, 뷰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퍼나르는 행위에 '저렴하면서 명품 비슷한 제품'도 포함된다는 의미다. 일종의 '재미있는 물건 찾기'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트렌드는 MZ 세대간 동지애로 이어진다. 정보 공유로 타인들이 패션 비용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위안감을 준다고도 해석된다.

물론 법적인 문제는 남는다. 모조품 자체뿐 아니라 틱톡도 짝퉁 홍보·판매 콘텐츠를 유포시키는 플랫폼으로 연루될 수 있다. 틱톡 측은 "지적 재산권 보호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우리 플랫폼에서 모조품을 판매하는 게 확인된 이용자는 퇴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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