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불안 여전하다···S&P500, 1.58%↓[데일리국제금융시장]
예금 '뚝' 퍼스트리퍼블릭 -49% 급락
4월 소비자신뢰 101.3···9개월래 최저
은행 불안에 2년·10년물 국채 수익률 하락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예금 유출에 따른 은행권 불안 우려가 불거지면서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 경제 둔화 걱정과 미국 정부 부채 한도 문제 처리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도 겹쳤다.
2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4.57포인트(-1.02%) 하락한 3만3530.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5.41포인트(-1.58%) 떨어진 4071.63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238.05포인트(-1.98%) 밀린 1만1799.16으로 장을 마감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폭락으로 시장의 자신감이 떨어졌다. 이 은행은 전날 장 종료 후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말 예금잔고가 1044억 달러로 분기 동안 720억 달러 줄었다고 보고했다. 11개 대형은행에서 300억 달러를 예금 지원하지 않았다면 예금 유출금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갔던 셈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신용평가사 피치는 현실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이날 49.38% 폭락했다.
이 여파로 금융주 전반이 부진했다. 웨스턴얼라이언스는 5.58% 떨어졌으며 팩웨스트방코프는 8.92% 밀렸다. 시그내처 은행은 15.71%, 크레디트스위스는 5.34% 하락했다. S&P 은행 상장지수펀드(ETF)와 S&P 지역 은행 ETF도 각각 3%, 4% 이상 떨어졌다.
경제 둔화 신호도 나왔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1.3으로 전월 수정치 104.0보다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04.0을 밑돌았을 뿐만 아니라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에 대한 간접 지표 역할을 하는 배송업체의 실적 추이도 좋지 않다. UPS는 분기 순이익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매출이 229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 보다 6% 가량 떨어졌다. 매출 가이던스도 1월 말에 제공했던 범위 중 하단 수준인 연간 970억 달러로 수정 제시했다.
장종료 이후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분기 매출 697억9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 689억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는 1.17달러를 기록했다. 알파벳은 또 모두 7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알파벳의 주가는 장중 2% 하락했지만시간외 거래에서 4% 가량 상승 거래 중이다.
만기 1년 이상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1.7bp(1bp=0.01%포인트) 하락한 3.397%에 거래됐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 4.144$에서 19bp 떨어진 3.954%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1개월 만기 국채는 수익률이 4.03%로 47.7bp 급등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이 미국 부채 한도 문제에 대한 두려움으로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백악관은 공화당의 부채 한도 관련 예산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채한도 문제 처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앞서 공화당은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내년 3월 31일까지 1조5천억달러 상향하는 대신 내년 연방정부 예산을 1천300억달러 삭감하는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주요 암호화폐는 상승 중이다. 비트코인은 2.9% 오른 2만8158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은 2% 오른 18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유가는 미국 은행권과 경제에 대한 불안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9달러(2.15%) 하락한 배럴당 77.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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