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 타 죽는다" 경고한 대만, 다가간 韓 '침묵의 함대'

김지훈 기자 2023. 4. 26.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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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호'의 앞에 신냉전의 바다가 펼쳐쳤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북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침묵의 함대'나 마찬가지였던 우리 해군이 나아가야할 길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리 해군 함대의 이동이 '북한 핵·위협 대응'만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미국 측으로부터 대 중국 견제에 요구를 받고 있는 신호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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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新냉전의 바다①


#"대만 문제에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 중국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의 대표주자격인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를 계기로 타이완(대만)을 '불조심 구역'으로 지목한 가운데 우리 해군은 이달 사실상 역대 가장 남쪽까지 내려가 한미일 연합 대잠전 훈련을 벌였다. 2017년4월에 이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된 두 번째 한미일 연합 대잠전 훈련 시기인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북위 30도36분에서 훈련했다. '21세기 화약고'로 불리는 대만과 400해리(740.8km), 일본과 중국의 분쟁지역인 센카쿠 열도로부터 300해리(555km) 안쪽으로 우리의 원유 수입로인 남방항로와 지척이다. 2017년 4월 고지된 우리 측의 각종 훈련구역들(항행경보 기준)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잡힌 구역은 북위 32도선에 그쳤는데, 이번엔 이보다 훨씬 더 남하한 셈이다. 중국의 항모 산둥함은 미국의 군사 요충지인 괌에서 400해리 이내 해역까지 기동하는 맞대응에 나섰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건희 여사와 카트린 콜로나(Catherine Colonna) 프랑스 외교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2023.4.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건희 여사가 15일 대사관 신설 개관식에 참석한 국가인 프랑스의 호위함 프레리알함은 13일 9년만에 인천항에 입항했다. 프랑스 군 수뇌부는 지난달 우리 해병대를 방문해 한미 연합 상륙 훈련에 대한 프랑스 참가, 남태평양에서 프랑스군이 주도하는 연합훈련 마라라(Mararat) 훈련에 대한 한국 참가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동안 양국은 상대국의 해당 훈련을 '참관'한 적이 있지만 실제 참가한 적은 없다. 한반도 해역에 대한 유럽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6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며 중국과 밀월을 과시하는 독자 노선을 시사했다.

신냉전의 바다 직면한 韓 '침묵의 함대'

한미일 3국이 4월 3~4일 대잠전 훈련 및 수색구조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제공=해군
'대한민국호'의 앞에 신냉전의 바다가 펼쳐쳤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북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침묵의 함대'나 마찬가지였던 우리 해군이 나아가야할 길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반도 주변 각국이 한국의 입장에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대북 문제에 주력했던 우리에게 깊은 고민을 안기는 문제들이 남아있다.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은 이미 2024~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설을 꺼낸 실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해군 함대의 이동이 '북한 핵·위협 대응'만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미국 측으로부터 대 중국 견제에 요구를 받고 있는 신호도 포착됐다. 한미일 대잠전 훈련 구역은 미국 측 의향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중국 북해함대와 동해함대가 태평양에 진출하는 길목이면서 중국 잠수함의 주된 활동 구간이다.

2021년3월 업로드된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 관련 홍보물.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우리 군은 한미일 연합 대잠전 훈련 구역에 대해 "북한의 수중 위협 대응"이 배경이라 설명한다. 하지만 미국 공식 발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원"만 기재됐을 뿐 북한이 명시되지 않았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은 친강 외교부장이 반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인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마찬가지로 서방이 중국을 겨냥해 내놓는 표현이다. 외교가에서는 "미중 갈등 사이에 놓인 한국의 입장을 중국 당국도 이해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는 관측이 존재해 왔다. 하지만 겉잡을 수 없이 미중 관계가 경색되면 우리 군도 대만 해협 문제 등 국제적인 해상 갈등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한다.

심지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고전하는 러시아군까지 바다에 주목하고 있다. 벨라루스에 전술핵 재배치를 선언한 직후인 지난달 28일 동해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서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100㎞ 밖에 발사하는 시험을 벌였다.

일본 자민당은 '독도는 일본땅' 주장을 집대성한 국립 영토주권전시회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다듬을 계획이다. 영토주권전시관은 일본 미래세대에게 "언젠가 다케시마에 꼭 갈거야"라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바다는 경제 생명선…'韓 해양력' 준비 됐나
(로이터=뉴스1) 김민수 기자 =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이 지난해 9월5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일본 해상자위대 해군기지에서 스텔스 기능을 갖춘 해군함 '모가미'를 방문하고 있다. 2022.09.05/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각국이 신냉전의 무대로 바다에 주목하는 것은 제해권이 곧 국가의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물동량 98%를 해운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 수입 90%는 호르무즈-믈라카-바시해협으로 이어지는 남방항로에 의존한다. 그런데 2020년 기준 우리의 주요 전투함(1000톤급 이상) 총톤수는 중국의 약 17%, 일본의 약 39% 수준에 그쳐 해군력은 열세다.

한 나라가 해양에 미치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표현인 '해양력'의 근간이 경제·외교 뿐 아니라 군사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군력 열세는 미중 갈등 뿐 아니라 영유권 분쟁 등에서 우리나라가 자칫 목소리를 키우기 어려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과 1함대사령관을 역임한 천정수 해양대 초빙교수는 "한미일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군사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도 어느 정도 군사력이 일본과 대등하고 어떤 비율을 유지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독도 등 외교적으로 부당한 것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면서도 대(對) 중국 문제는 또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투 트랙 전략으로 가야 된다"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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