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품고 대기업 된 글로벌세아, 리스크관리·책임감도 커졌다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 인수로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웅기 그룹 회장이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성과를 거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정부 당국이 높아진 관리·감독 기준으로 오너가(家) 2세에 대한 지분 승계 과정을 들여다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다음달 1일부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글로벌세아의 지난해 기준 자산은 6조100억원으로 전체 중 71위다. 지난해 12월 쌍용건설 지분 90% 인수를 완료하면서 그룹 자산이 1년 만에 2조100억원 늘었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직전 사업연도 대차대조표상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이면 대기업집단, 10조원 이상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김 회장은 세아상역의 전신 세아교역을 1986년 3월(1988년 7월 법인전환) 설립했다. 현재 그룹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의류 제조·판매 세계 1위 업체인 세아상역, 포장·제지업체 태림페이퍼, EPC 전문 기업 세아 STX 엔테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 발맥스기술 등 10여개(국내기준)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의 연결기준 매출액 3조9062억원으로 전년(3조5738억원) 대비 9.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813억원으로 전년(2332억원) 대비 22.2% 감소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대기업 집단 지정으로 앞으로 최대주주와 주요 주주 주식 보유 현황, 변동사항, 임원의 변동 등 회사 소유 지배 구조와 관련된 중요 사항 발생 등에 대한 공시의무를 지게 됐다.
계열사 간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채무보증 등과 관련한 각종 규제도 받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상장사 경영현황과 계열사 간 거래내역 등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도 생기는 것"이라며 "해외 시장 진출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채무보증 규제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의 자녀들에 대한 지분 승계 과정에 대해 공정위가 얼마나 깊게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사익편취 의혹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이 수년간 김 회장 자녀들의 개인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등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조용하고 꾸준히 승계 작업을 해온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지배구조는 김 회장이 지주사인 글로벌세아 지분 85%를 확보하고 있다. 2015년 분할 당시 세아상역은 글로벌세아의 100% 자회사였다. 이후 2018년 세아상역과 세아아인스 주주간 지분교환이 이뤄지면서 글로벌세아의 세아상역 지분율은 62%로 줄었다. 나머지 지분 38%는 특수 관계인이 보유 중이다. 특수 관계인에 김 회장 자녀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설립된 세아아인스(옛 아인스트랜드)는 김 회장 자녀들이 지분 100%를 가졌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다. 이 업체는 세아상역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컸다.
현재 그룹 지배구조는 △글로벌세아→세아상역→태림포장→동원페이퍼 △글로벌세아→인디에프→나산실업 △글로벌세아→세아STX엔테크 △글로벌세아→세아상역→태림페이퍼→태림판지→동림로지스틱스 등 4개 줄기로 구성돼 있다.
핵심인 글로벌세아와 세아상역이 각각 비상장사여서 그간 감사보고서만으로 지분 승계 관련 정보를 알기 어려웠다.
한편 지난해 김 회장의 차녀 김진아 세아상역 전무가 세아상역 이사회에 합류하며 차녀 승계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김 전무는 1984년생으로 국적은 미국이다.
김 회장과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은 슬하에 3녀를 뒀다. 장녀 김세연씨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셋째 딸 김세라 세아상역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세아상역 임원으로 근무 중이지만 이사회엔 참여하지 않고 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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