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통합] '자산 92조' 조정호, 한국형 버크셔해서웨이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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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인 '원 메리츠'가 탄생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25일 증권·화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며 비은행계 대형 금융사로 도약을 선언했다.
메리츠금융이 화재·증권의 100% 자회사 편입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한 후 통합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조 회장이 꿈꾸는 한국형 '버크셔해서웨이' 실현에 다가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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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은 지난해 11월21일 완전 자회사 편입을 발표한 이후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과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했고 지난해 기준 92조7572억원의 공룡 금융지주로 탈바꿈했다.
메리츠금융이 화재·증권의 100% 자회사 편입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한 후 통합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조 회장이 꿈꾸는 한국형 '버크셔해서웨이' 실현에 다가섰다는 평가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워런 버핏이 손해보험업을 기반으로 장기 투자 자금을 마련해 키운 지주회사다. 버핏은 보험사의 내부 적립금 개념인 플로트(float·책임준비금)에 큰 매력을 느껴 보험사를 버크셔해서웨이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플로트는 보험료를 지불하는 시점과 보험금을 청구하는 시점 사이에 보험 회사가 일시적으로 보유하게 되는 돈을 의미한다.
보험료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한 플로트를 장기 투자 종잣돈 삼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닦을 수 있다는 게 워런 버핏의 판단이다
보험업이 근간인 메리츠금융은 2005년 3조원대에 불과하던 총자산이 최근 100조원으로 30배 이상 성장했다. 그룹 내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조 회장은 "경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 구조를 바꾸자"고 강조하며 지주사 통합을 지휘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주식 교환 결정 발표 당시 설명회에서 메리츠화재를 2025년까지 장기인보험 매출 손해보험업계 1위, 당기순이익 1위, 시가 총액 1위로 키우겠다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증권도 최희문 부회장이 사령탑을 맡은 뒤 자기자본 5조원대로 도약했다. 2005년 3조원대에 불과하던 메리츠금융그룹 총자산은 올 3분기 91조원으로 30배 성장했다.
다만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초고속 성장시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수익성 향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분양형·비분양형 본PF+브리지론) 비중은 메리츠증권이 88.4%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메리츠금융 측은 "안정성이 높은 선순위 위주의 대출을 진행하고 평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 수준을 유지하는 등 부실화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증권의 딜 소싱 능력과 화재의 장기 투자 구조를 결합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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