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미스' 작전 성공 키워드 '정보와 협력' 美·UAE·사우디도 도왔다"(종합2)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 손 흔들며 환영...안도감에 꽃다발 받고 환한 웃음
이들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에 탑승해 이날 오후 3시57분경 경기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은 시그너스를 향해 손을 흔들며 환영했다. 오후 4시11분 시그너스의 문이 열리고 트랩에서 내려서 고국 땅을 밟았다.
교민을 환영하는 플래카드에는 '프라미스 작전 성공 기념', '수단 교민들의 안전 귀국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교민들은 지친 표정이었지만 가족·친지들은 일제히 다가가 꽃다발과 준비해 온 선물을 건네자 안도감을 느낀듯 환한 웃음을 보였다.
현지 공장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반용우 씨는 "죽었다 살아난 느낌"이라며 귀국 소감을 밝히고 "총 쏘고 대포 쏘고, 우리 집 주변에서 정말 말로만 듣던 전쟁이 일어났다"며 "대사관 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오셨다. 군 수송기를 보고는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교민 김현욱 씨도 "굉장히 큰 교전이 집 앞에서 벌어졌다"며 "군인들이 집에 침입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두려운 상황이었다"고 수단 현지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며칠 전까지 머물며 수단 수도 하르툼이 군벌 간 격전지가 됐다는 사실을 몰랐던 이 모(6)양은 하얀 곰인형과 선물 받은 풍선을 들고 활주로를 뛰어다니기도 했다.
이 양은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 육로로 이동할 당시에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는지 움츠러든 모습을 보였고, 수송기에 탑승하고 나서는 울음을 터뜨렸다고 전한다.
교민과 함께 귀국한 남궁환 주수단 대사는 며칠째 면도도 하지 못하고 교민들을 대사관으로 집결시키기 위해 직접 차를 타고 교민들을 찾아다녔며 "그분들을 다 모아야만 철수할 수 있었다"며 "끝까지 모은다는 일념으로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주수단 대사관 직원들의 프로정신에 입각한 철저한 구조활동의 결과"라며 "열흘 넘는 기간 함께해 준 직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작전에 투입된 공군 공정통제사(CCT) 요원은 "성공적인 작전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프라미스 작전 완수 후 복귀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작전 요원들을 치하했다.
이 장관은 "장관으로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프라미스 작전은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공항에는 이 장관을 비롯해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이도훈 외교부 2차관 등이 나와 수단 교민들을 맞이했다.
관계자는 특히 "여러 방안에 대한 우발 상황 평가가 필요했다"며 "판단·결정의 가장 큰 핵심은 정보였다. 외교부의 국가 차원 외교와 국방부·합동참모본부의 군사외교, 국정원의 국제 정보 네트워크가 모두 가동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전은 영공과 영해, 기상은 물론 유류, (수단) 정부군과 반군 중 누가 어디를 장악하고 있는지, 어떤 국가가 우리에게 우호적인 여건 조성을 협조할 수 있는지, 교민 자산과 안전 문제, 수단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 않을지에 대한 판단 등이 고려돼야 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전 제반 전 과정에서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의장 등 주요 직위자들이 수 차례 상황평가 회의를 하고, 정부 상황실과도 함께 긴민한 의사 소통을 하면서 여러 과정들이 외부에 노출을 최소화 하는 등 군사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국민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다고 풀이된다.
이날 관계자는 "('프라미스'란) 작전명엔 윤석열 정부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킨다'는 국민과의 약속과 함께 국가 간 약속의 의미도 내재돼 있다"며 "작전 시작부터 종결까지 대통령실과 국방부, 외교부, 국가정보원의 통합된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UAE 측은 철수 과정, 교민 집결 과정, 집결지 이동 과정 등에서 수단 정부군 및 반군 양측 모두의 협조를 얻어내고 안전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차량 고장 등 우발 상황도 있었지만 잘 극복해냈다"며 "이번 작전에선 영공 통과를 위해 16개국의 협조가 필요했고 절차를 따르면 2주 정도 걸리지만 하루 안에 모든 협조가 완료됐다. KC-330은 각국의 영공 통과 승인이 모두 떨어지기 전에 출발했고, 그 과정에서도 긴밀한 공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단 교민 28명의 철수작전은 23일 오전 교전이 한창인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육상 교통 수단인 버스를 타고 출발, 직선거리 약 850㎞(안전 우회경로로 약 1170㎞)를 이동해 30여시간만인 다음날 24일 오후 2시40분(현지시간)경 수단 북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에 도착→ 대기 중이던 우리 공군의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 편으로 포트수단에서 홍해 맞은편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이동 도착→우리시간으로 25일 오전 2시 54분경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서 시그너스 공중급유기 편으로 귀국길에 오르는 '3단계'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의 육로 이동은 UAE 측에서 제안한 경로를 택했다. UAE 주도로 아랍국가 위주로 구성된 대피 행렬에 우리 교민이 탑승한 버스가 합류해 산악 지형과 교량·협곡 등이 있는 등 더 먼 거리를 돌아가야 했지만 우발 상황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좀 더 안전한 이동루트를 선택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정부는 우리 수송기의 영공 통과와 제다 공항 이용 등을 지원해줬고, 미 정부 또한 관계국들에 대한 협조 요청 및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우리 정부·군과 긴밀히 협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실 주관 관계부처 회의와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가장 먼저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가 지난 21일 오후 김해공항에서 이륙해 현지로 급파했다. 다음날인 22일 오후 5시 20분경 수단 수도 하르툼의 공항 폐쇄로 인근 국가인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이륙한지 24시간 27분여만에 도착시켰다. 이 수송기에는 '특전사 중의 특전사'로 불리는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와 공군의 최정예 특수요원인 공정통제사(CCT) 등이 탑승했다. △23일 소말리아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호송전대 충무공이순신함(DDH-II·4천400t급)이 배속돼 있는 청해부대도 수단 인근 해역을 향해 이동시켰다. 현장상황에 따라 우리 교민의 항공 수송기편의 철수가 어려울 경우 바닷길을 통한 '플랜B' 안전지대 이송 계획을 강구하기 위해서였다. 충무공이순신함에는 해군의 정예 특수부대인 특수전전단이 배치돼 있다.
같은날 △23일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도 부산에서 이륙해 24일 오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 군은 작전 수행에 필요한 현지 정보 획득을 위해 지부티와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에 연락장교를 파견했고, UAE·사우디·이집트·미국·에티오피아 주재 무관부도 총동원됐다. 국방정보본부에서도 미 정보기관 등에 관련 협조를 구했다.
외교부에서도 신속대응팀을 지부티에 파견해 교민 대피를 지원했고,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 등 주변국들과도 협조 방안을 계속 논의해왔다.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은 우리 군 수송기 파견이 결정된 이달 21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교·국제협력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관련 협조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애초 대통령실은 전날 밤 브리핑에서 수단을 탈출한 교민 28명 가운데 즉시 귀국을 원하지 않는 2명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으나, 마지막에 이들 2명이 귀국하는 것으로 의사를 번복해 총 28명이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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