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잔치’ FA 시장 달궜던 보라스의 고객들, 시즌 초반 성적은?[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보라스의 고객'들의 시즌 초반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 오프시즌 FA 시장에서는 또 한 번 '돈 잔치'가 열렸다. 애런 저지가 뉴욕 양키스에 잔류하며 역대 야수 연평균 최고액(9년 360M / AAV 40M) 계약을 따냈고 트레이 터너(PHI)도 총액 3억 달러 계약 대열에 합류했다.
오프시즌마다 시장의 중심에 서는 '스캇 보라스 사단'은 지난 겨울에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보라스의 고객들이 지난 겨울 FA 시장에 나섰고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낸 선수가 세 명이나 있었고 그 중 두 명은 총액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최고액은 저지였지만 '돈 잔치' 중심에는 역시 보라스의 고객들이 있었다.
과연 보라스의 고객들은 초반 '돈 값'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아직 개막 첫 달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보라스와 거래한 구단들 중 만족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아보인다(이하 기록 4/25 기준).
보라스의 고객 중 가장 큰 계약을 따낸 선수는 잰더 보가츠였다. 보가츠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11년 2억8,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30세 유격수에게 11년 계약을 안겨준 샌디에이고의 결정은 위험이 큰 모험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시즌 초반 보가츠는 가장 '돈이 아깝지 않은' 선수다.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를 맡은 보가츠는 24경기에 출전해 .330/.417/.545 5홈런 12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10위이자 사실상 팀 타선을 홀로 이끌고 있다. 샌디에이고 주전 야수들 중 타율 0.250, OPS 0.8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보가츠 뿐이다.
또 한 명의 '2억 달러' 선수인 카를로스 코레아(MIN)는 실망스러운 초반을 보내고 있다. 지난 FA 시장에서 3억 달러 이상의 계약에 두 번이나(SF, NYM) 합의했지만 건강 문제로 최종 사인에 실패한 코레아는 지난시즌을 보낸 미네소타와 6년 2억 달러가 보장되는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그리고 시즌 초반 전혀 '돈 값'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9경기에 출전해 .213/.277/.360 2홈런 9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허리 문제로 몇 경기를 쉬기도 했다. 패스트볼 대처 능력이 뚝 떨어진 모습을 보인 코레아는 팀 타선의 맥을 끊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양키스와 6년 1억6,2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좌완 카를로스 로돈은 코레아보다 더 심각한 초반을 보내고 있다. 빅리그 데뷔 8시즌 동안 규정이닝을 단 두 번 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한 번도 180이닝을 투구한 적이 없는 '유리몸'인 로돈은 2021-2022시즌 단 2년의 성공으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라스가 당초 7년 2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추진했던 로돈은 구단들이 보라스의 '과대 광고'에 어느 정도는 냉정히 대응하며 계약 규모가 다소 작아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문제.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1경기만에 부상을 당한 로돈은 아직 양키스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한 상태다. 복귀 시점도 아직 미정이다.
일본에서 건너온 선수들은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태평양을 건넌 요시다 마사타카(BOS)와 후지나미 신타로(OAK)는 모두 보라스의 고객들이다.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요시다는 개막 첫 3주가 지난 시점에 1할 타율을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감을 찾은 듯하다. 최근 5경기에서 10안타를 몰아친 요시다는 18경기 .265/.363/.426 3홈런 15타점 2도루를 기록해 보스턴이 원한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
반면 후지나미는 그야말로 '낙제점'에 가깝다. 오클랜드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한 후지나미는 올시즌 4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15이닝을 투구하며 4패, 평균자책점 14.40을 기록했다. 공이 빠른 것을 제외하면 어느 하나 긍정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후지나미는 1년 325만 달러의 소규모 계약으로 입단했지만 그마저도 아까운 수준의 성적을 쓰고 있다.
반등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었지만 부상으로 1년을 쉰 마이클 콘포토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3,6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입단했다. 뉴욕 메츠에서 7년 동안 쌓은 커리어를 인정받아 1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2년 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첫 18경기에서 .193/.333/.404 4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반면 LA 다저스에서 충격적인 논텐더 방출을 당한 코디 벨린저는 시카고 컵스와 1년 1,7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2017년 신인왕, 2019년 리그 MVP까지 수상한 벨린저는 2020-2022년 3시즌 동안 부진했고 결국 다저스는 FA 자격 취득 1년을 남기고 그를 포기했다. 컵스에 입단한 벨린저는 21경기에서 .300/.380/.550 5홈런 15타점 4도루의 맹활약을 펼치며 다시 MVP급 기량을 갖춰가고 있다.(자료사진=스캇 보라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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