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다음 타자는" 신한·KB국민, '애플페이' 서비스 뛰어들까

강한빛 기자 2023. 4. 26.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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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가 꽂힌 사과 이미지./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애플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소비자들은 현대카드 외 신한·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의 추가 제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제휴로 신규 회원수 급증이라는 수혜를 입은 만큼 다른 카드사들에게 애플페이 제휴는 매력적일 수 있다. 다만 각 카드사들은 이미 자체 페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수수료 부담까지 커 애플페이 추가 제휴를 맺을지는 미지수다.

26일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이달 10일부터 23일까지 약 2주간 2819명을 대상으로 '애플페이 서비스를 추가로 원하는 카드사는?'이란 제목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24.8%)가 'KB국민카드'에게 표를 던졌다. 득표수는 699표다. 2위는 '신한카드'(22.1%·622표)가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46.9%·1321표)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지원했으면 한다고 응답했다.

3위에는 '삼성카드'(11.8%·333표)가, 4위에는 '우리카드'(8.7%·244표)가 올랐다. 한편 '없음(현대카드로 충분함)'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5%(156표)에 그쳤다.

같은 기간 총 1202명이 참여한 '애플페이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는 50.6%(608표)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애플페이에 만족하는 응답자들은 '빠른 결제 속도', '편리한 결제방식', '애플워치만으로도 결제 가능', '카드 소지하지 않아 편리함' 등을 만족 이유로 꼽았다.

반면 애플페이에 만족하지 않거나 보통이라고 응답한 경우 '한정적인 가맹점 및 카드사', '교통카드 미지원' 등을 불만족 이유로 꼽았다.

현대카드는 지난 3월21일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제휴를 시작했다. 현대카드가 발급한 비자, 마스터카드, 국내 전용카드 고객들은 아이폰, 애플워치 등에 설치된 '지갑 앱'에 현대카드를 추가하면 온·오프라인 가맹점, 인앱 결제 시 애플페이로 결제 할 수 있다.

현재 유일한 제휴 카드사인 만큼 애플페이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중이다. 여신금융협회 신용카드 이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수는 20만3000명으로 전월 신규 회원수(11만2000명)와 비교해 급증했다. 이 기간 현대카드 뒤를 이어 ▲KB국민카드(14만9000명) ▲신한카드(13만6000명) ▲삼성카드(12만7000명) ▲롯데카드(11만3000명) ▲하나카드(9만5000명) ▲우리카드(9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신규 회원수와 비교하면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월 신규 회원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KB국민카드로 14만8000명이 유입됐다. 이어 ▲삼성카드(14만5000명) ▲신한카드(12만1000명) ▲롯데카드(11만7000명) ▲현대카드(11만2000명) ▲하나카드(10만명) ▲우리카드(9만5000명)로 집계됐다.

애플페이의 등장으로 카드업계 점유율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애플페이는 다른 카드사들에게도 탐나는 영역일 수 있다. 무엇보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에 대한 배타적 서비스 사용권을 포기하면서 다른 카드사들도 제휴를 맺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한·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의 손을 잡을지는 안갯속이다. 각 카드사들은 자체 플랫폼 및 페이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성장세 역시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플랫폼 '신한플레이'의 월이용회원수(MAU)는 2021년 600만에서 지난해 804만명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이미 아이폰 이용자들을 위한 결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는 아이폰 전용 케이스와 월렛 형태의 터치결제 장치를 부착해 결제하는 방식의 '아이폰 터치결제 서비스' 론칭을 통해 아이폰 유저들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KB페이' MAU 역시 지난해 9월 417만명, 지난해 12월 582만명, 올해 3월 648만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KB국민카드는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해 신한·하나·롯데카드를 'KB페이'에서 등록·이용할 수 있도록 한 상황이다.

수수료도 부담이다. 카드 소비자가 애플페이에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하면 카드사는 해당 결제금액의 0.15%를 애플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제휴로 회원수 증가, 카드 발급 증가 등의 외형 성장은 매력적이지만 수수료 부담이 커 수익성만 보면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여기에 카드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 지속적인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요인 등으로 선뜻 제휴에 나서는 카드사들이 많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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