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폭탄에 주저앉은 증시…내 펀드는 문제 없나
매물 쏟아진 중소형주, 기관 담고 있지 않아
"급등한 데다 몸집 너무 작아…대형주로 접근"
운용사, 단순 수급 조정시 저가 매수 대응도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극심한 수급 파도 속 증시 변동성이 짙어지면서 관련 종목을 담은 펀드에도 눈길이 쏠린다. 다만 하한가를 기록하거나 과도하게 상승하며 도마 위에 오른 중소형주들은 대체로 기관투자자가 담기 어려운 종목들로 이렇다 할 영향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일부는 신용융자잔고가 높거나 급등한 종목들을 편출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펀더멘털은 양호하지만 단순히 수급 이슈로 하락한 종목에 대해 저가 매수 대응을 시작한 곳도 눈에 띈다.
과열 2차전지株 급락에 ETF도 ‘털썩’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대 하락한 2489.02, 코스닥은 2% 가까이 내린 838.71에 거래를 마감했다. 불공정거래 의혹, 2차전지 과열을 지적한 금융당국의 발언과 신용 레버리지 수급이 과도하게 유입된 가운데 청산 경각심이 확대됐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성장주의 영역보다는 신용 잔고가 급증,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상승 폭이 컸던 2차전지주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도 폭탄 터진 소형주, 펀드 영향은 제한적”
증시 급락 유발 요인으로 지목되는 프랑스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의 대량 매도, 차익결제거래(CFD) 반대 매매, 불공정거래 등에 도마 위에 오른 종목들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대체로 담고 있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증시는 하한가를 기록한 △코스피 삼천리(004690), 대성홀딩스(016710), 서울가스(017390), 세방(004360)과 △코스닥 다우데이타(032190) 선광(003100) 등을 비롯해 조정 받은 코스닥 2차전지 대형주들은 몸집이 작고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올랐다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중소형 운용사 한 대표는 “주가 조작이 가능했던 것도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작았기 때문인데, 기관투자자들은 이런 종목을 담기 어렵다”며 “에코프로비엠이나 에코프로의 경우 시총이나 거래대금 측면에서는 담을 수 있지만, 너무 빠른 시기에 폭등해 기관이 따라잡기 어려웠을뿐더러 차라리 관련 테마의 코스피 대형주 접근을 고민한 분위기”라고 했다.
문제가 된 하한가 종목들이 최근 몇 년 새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 우상향 흐름을 보이자, 일부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배경 분석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연일 하한가를 찍은 선광 등은 몇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선광은 주가 차트에서 몇 년간을 45도에서 50도 각도로 꾸준히 오르다 보니, 왜 우리 회사는 펀드에 편입하지 못했는지, 관련 종목들이 무슨 공통점이 있는지, 지금이라도 편입할지 분석에 나섰던 기억이 있다”며 “하지만 결국 이유를 찾지 못해 편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단순 수급에 가격 빠진 종목은 저가 매수 대응”
일부 액티브 펀드의 경우 과도한 주가 급등이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높은 종목들에 대해 편·출입이 이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20조4018억원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각각 연초 이후 12.6%, 35.8% 늘었다.
A 운용사의 중소형주펀드는 코스피 60%, 코스닥 40%로 투자하고 있다. 해당 펀드 매니저는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외 신용잔고가 높은 종목이나 섹터는 벤치마크 대비 비중을 적게 가져가고 있다”며 “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상승해 기업 내재 가치에서 크게 벗어나 고평가 종목은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편입도 이뤄지고 있다. B 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2차전지는 장기 성장성은 좋지만 단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펀더멘털 대비 수급으로 급등한 종목은 차익 실현하고, 펀더멘털이 개선세에 있는데 단순 수급 이슈로 하락하는 종목은 오늘도 저가 매수로 대응했다”고 전했다.
중소형펀드 한 운용역은 “2차전지 비중을 축소, 한동안 소외된 저평가 전장·부품, 경기 방어주를 단기 확대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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