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테크 하다 이자도 못 갚아" 은행 연체율 30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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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연체율 자체는 낮은 데다 은행들도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둬서 부실 우려가 크진 않지만 향후 경기 둔화가 심화하면 은행의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 연체율은 2개월 연속 상승하며 2020년 8월(0.38%)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선 착시효과에 따라 잠재부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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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자체는 낮은 데다 은행들도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둬서 부실 우려가 크진 않지만 향후 경기 둔화가 심화하면 은행의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애 따르면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6%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월 말과 비교해선 0.1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연체율은 2개월 연속 상승하며 2020년 8월(0.38%)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올 1월 말에도 은행 연체율은 0.31%로 전월 말 대비 0.06%포인트 오른 바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이전보다는 연체율이 낮은 수준이다.
은행 연체율은 지난 2020년 1월말 0.43%를 기록했다가 2021년 6월부터 0.2%대를 줄곧 유지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은행 연체울이 0.2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체율은 소폭 등락이 있었지면 점차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규 연체율은 2월 말 기준 0.09%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0.04%포인트 상승했다.
2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전월과 같은 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을 제외한 가계와 기업대출 전 부문에서 일제히 연체율이 올랐다.
2월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7%로 전월 말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52%,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말 대비 각각 0.08%포인트, 0.06%포인트씩 상승했다.
다만 대기업대출의 연체율의 경우 전월 말과 같은 수준인 0.09%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오른 0.32%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0%로 전월 말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64%로 전월 말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선 착시효과에 따라 잠재부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대출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 대출이 연체율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부실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향후 잠재된 부실이 한번에 터지면 은행 건전성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금융 당국은 은행 등 금융사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라고 적극 당부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5조9368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새로 적립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신규 적립액은 3조23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대손충당금 잔액으로 보면 5대 금융지주와 은행이 각각 13조7608억원, 8조7024억원씩을 쌓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향후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잠재부실 확대 우려로 예년보다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15일 은행 산업의 과점 피해를 지적하며 "수익이 좋은 시기에 은행이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이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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