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식량 위기 심화…최소한의 안전 먹거리 섭취 보장해야”

먹거리기본법 제정 토론회
국가 종합전략 마련 등 필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먹거리기본법 제정 국회 토론회’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생존에 필수적인 최소한의 안전 먹거리를 섭취할 수 있도록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같은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먹거리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입법 논의가 주목된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비례대표)과 전국먹거리연대·환경농업단체연합회·한국친환경농업협회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먹거리기본법 제정 국회 토론회’를 열고 먹거리기본법의 필요성과 주요 내용을 논의했다.

조완석 환경농업단체연합회장은 “국내외적으로 먹거리 기본권 위기가 심화했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세계적인 먹거리 위기와 식량 무기화로 국민 생존 위기를 극대화했다”면서 “여야와 정부가 협치해 먹거리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희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상임대표 또한 “먹거리기본법 제정 시 보수·중도·진보와 관계없이 먹거리 정책의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강 의원은 여러 부처로 분산된 먹거리 정책을 연계·조정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먹거리기본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제정안은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10년 단위의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과 5년 단위의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을 추진할 민관 협치 기구로 ‘국가먹거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반영했다.

강 의원은 “우리나라 먹거리 관련법은 9개 부처에 55개 법률로 분산돼 있어 소관 부처간 연계가 부족하고 법률도 제각각으로 시행되는 상황”이라며 “분산된 관련법을 통합·연계하고 소관 부처간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본법을 마련했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는 내용은 기존 법에 일부 담겨 있다.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는 지역 주민의 먹거리를 보장하고 먹거리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 먹거리 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강 의원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 15곳과 기초자치단체 97곳이 지역 먹거리 전략(푸드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상위법이 부재해 먹거리 전략이 통합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전체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먹거리기본법이 제정되면 여러 부처에 걸친 먹거리 관련 개별법을 포괄하고, 국가와 지자체를 아우르는 통합 먹거리 전략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황영모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보장 정책의 수립·추진과 관련해 기본사항을 규정한 ‘사회보장기본법’, 부처별로 흩어진 청년 정책을 종합하기 위해 제정된 ‘청년기본법’처럼 먹거리기본법 또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