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포근한 휴식을 주는 박물관의 원형 홀

관리자 2023. 4.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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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라고 하면 학생들의 단체 견학처럼 지루한 느낌이 먼저 들거나 체험학습에 열심인 부모님 손에 이끌려 온 아이들의 마음이 연상되곤 했다.

차츰 학생보다 어른으로 살아온 날이 많아지면서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공예품 등이 지루하기만 한 것은 아니며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벽돌을 다양한 형태와 각도로 붙이는 것도 최근에는 많이 볼 수 있지만 이 박물관을 지을 당시에는 특별한 시도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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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춘천박물관 중앙홀의 둥근 천창.

박물관이라고 하면 학생들의 단체 견학처럼 지루한 느낌이 먼저 들거나 체험학습에 열심인 부모님 손에 이끌려 온 아이들의 마음이 연상되곤 했다. 차츰 학생보다 어른으로 살아온 날이 많아지면서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공예품 등이 지루하기만 한 것은 아니며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박물관 용도로 사용하는 건축물을 답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그 지역만의 특별한 전시물을 관람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은 몇가지 구성 방식을 가진다. 소규모 전시공간은 입구에서부터 출구까지 동선이 정해져 있어서 화살표 방향으로만 따라가면 모든 공간을 살펴볼 수 있다.

반면 규모가 큰 전시공간은 중앙에 큰 홀을 두고 이곳에서 여러 개의 전시공간으로 진입하는 구성을 가진다. 대부분의 전시공간은 인공조명이 전시물을 적절히 비춰야 하기 때문에 창이 없는 어두운 공간이 되곤 한다. 그래서 각 전시공간을 연결하는 홀 부분은 큰 창을 두어 주변의 자연풍경을 바라보거나 천창을 통해 하늘이 보이게 한다. 어두운 전시공간에서 나온 관람객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또한 전시 관람은 긴 시간 동안 서 있거나 걸어서 움직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홀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공간이 구성되곤 한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이런 전시공간 구성 원리에 맞춰 충실하게 건립됐다. 건물에 진입하면 보이는 중앙홀은 1층과 2층의 전시공간들을 적절히 이어주는 동시에 땅을 상징하는 사각형의 건물에 하늘을 상징하는 원형의 천창을 만들어 자연광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또한 몇개의 단을 만들어 연결을 자연스럽게 했고 관람객들이 어디든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게다가 최근 미디어 전시가 더해져 이 공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영상을 관람할 수도 있다.

박물관이라는 딱딱한 느낌의 건축물이 이처럼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건축물이 가지는 작은 요소들 때문이다. 계단과 난간의 위치와 방향, 각 휴식공간의 장소와 높이, 계단과 휴식공간 사이의 가벽 등이 어우러지면서 만드는 공간 덕분이다. 또한 천창을 구성하는 구조체가 45도 각도로 틀어져 있어 생동감을 주는 데 한몫한다. 벽돌을 다양한 형태와 각도로 붙이는 것도 최근에는 많이 볼 수 있지만 이 박물관을 지을 당시에는 특별한 시도였을 것이다.

이번 주말엔 어디를 가볼까 고민한다면 아이들과 손잡고 혹은 혼자서라도 근처 박물관으로 나서보면 어떨까. 국립춘천박물관은 임채진(홍익대학교)·공순구(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교수가 설계했다.

박정연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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