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옥상에 앉은 동네 이야기

강주영 2023. 4.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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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중앙시장 일대의 이야기가 미술작품이 됐다.

시장 국수집을 운영하는 주인과 나눈 이야기를 국수 틀 위에 얹었다.

홍천 중앙시장 상인회도 이번 전시에 협력해 눈길을 끈다.

국수틀을 활용한 김영숙 작가의 작품 '오래된 이야기'는 홍천 중앙시장 일대 올챙이 국수집 주인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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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삼각’ 분홍별관서 30일까지
강선혜·김영숙·강병호 3명 참여
9월 한·독 작가 협업 프로젝트도
김영숙 작 ‘오래된 이야기’

홍천 중앙시장 일대의 이야기가 미술작품이 됐다.

시장 국수집을 운영하는 주인과 나눈 이야기를 국수 틀 위에 얹었다. 나고 자랐거나, 시집 온 뒤 눌러 앉았거나, 그저 좋아서 홍천에 살고 있는 작가 3명이 함께 마련한 전시 ‘홍천삼각’이다. 홍천 중앙시장 상인회도 이번 전시에 협력해 눈길을 끈다.

시장 옥상에 있는 지역문화공간 분홍별관에서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강선혜·김영숙·강병호 작가의 참여로 마련됐다. 전시장은 모두 3개 공간으로 구성돼 총 1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설치작품들이 재미있다.

국수틀을 활용한 김영숙 작가의 작품 ‘오래된 이야기’는 홍천 중앙시장 일대 올챙이 국수집 주인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작품에 빛이 통과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 이면에 담긴 시장사람들 이야기가 궁금증을 유발한다.

강선혜 작 ‘다시 태어나다’

강선혜 작가의 설치작 ‘다시 태어나다’는 회화 작품과 실제 화분 등이 결합했다. 홍천 영귀미면에서 살며 직접 호박을 키우는 작가의 농사 일기를 엿볼 수 있다.

강병호 작가의 ‘연기’는 실로 묶은 책이 작은 단상에 놓여있다. 홍천읍 두촌면 아홉사리로에서 보고 들은 지역의 이야기를 스케치 등으로 기록해 완성했다.

‘분홍별관’은 시장 내 빈 공간을 임대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지역문화공간이다. ‘분홍공장’과 함께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용해숙 분홍공장 대표는 “올해 1월부터 준비한 전시로 작가들이 지역 이야기를 듣고 본 기록들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강혜선 작가는 “빈 공간을 활용한 지역미술작가들의 전시장에서 지역 이야기를 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관람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강병호 작 ‘연기’

홍천에서는 올 여름 독일과 한국 작가들이 지역에 머물며 지역만이 가진 장소성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하는 시각예술작업도 이뤄진다.

분홍공장이 2023년도 문화예술진흥기금 시각예술창작산실 우수전시지원 분야에 선정된데 따른 것이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조망하고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획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분홍공장은 구체성과 도전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1억 원을 지원받았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 활동하는 음악가, 배우, 그래픽 디자이너 등 예술가 7명이 오는 8∼9월 홍천을 찾는다. 국내 작가 4명이 이들과 합류, 함께 머물며 홍천의 동서를 가로지르며 교류할 예정이다.

그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 ‘홍천횡단: 생동의 축지법’은 오는 9월 홍천미술관 신관에서 열린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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