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직업인 양성·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전문대학 재정립”
등록금 인상 필요성 있지만
현재 인상 검토하지 않아
IT계열 학과 신입생 감소세
미래전망 고려 학과 신설을
수도권 과밀화 등 국가 구조
지방대학 위기 초래, 대책 필요
문영식 한림성심대 총장이 취임한 지도 어느덧 두달 남짓 됐다. 학령인구 급감과 대학금 동결 등 지역 전문대학이 처한 상황이 쉽지 않지만 문영식 총장은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대학,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대학을 만들겠다고도 다짐했다. 문영식 한림성심대 총장을 최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총장직을 수락한 이유가 궁금하다.
“수락이라는 표현보다는 총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할 뿐이다. 한림성심대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면 졸업 후 훌륭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미있고 설레는 마음으로 총장직을 시작하게 됐다.”
-어떤 총장이 되고 싶은가.
“총장은 대학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학생, 교수, 직원 등 구성원 모두를 지원하는 자리다. 이들이 대학에서 지내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많이 들으려 한다.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데 애로사항이 없고, 교직원들이 근무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많이 듣겠다. 물론 구성원들의 모든 요구사항을 전부 다 시행할 수는 없다.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진지하게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의 요구를 잘 듣는 총장이 되고 싶다.”
-어떤 대학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가.
“대학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이다. 학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학생에게 최상의 교육서비스 제공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 전문대학의 존재 가치는 전문직업인 양성에 있다. 우리대학의 건학이념인 ‘사람됨을 앞세운 인간 교육과 창의적 지성을 지닌 전문직업인 양성’을 깊이 새겨 이에 맞는 전문 직업인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두 번째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을 만들려고 한다. 입학생의 60~70%는 지역기반 학생이다. 졸업 후 지역에 정착하는 학생도 많다. 지역민들과의 평생교육, 직업교육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지난해부터는 춘천시, 홍천군과 함께 하이브 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역에 있는 성인학습자가 커피숍을 오픈하고 싶다면 이 프로그램에 들어와 그 과정을 이수하면 된다. 이후 창업하거나 취업이 가능하다. 앞으로 평생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대학을 만들겠다.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꾸준히 소통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게 하겠다.”
-특별히 힘을 쏟고 싶은 학과 있는지.
“대학 사정을 좀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보건간호계열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IT계열은 신입생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산업계 변화를 보면서 어느 쪽이 미래 전망에 좋은 지 고려하면서 학과신설을 검토해야 한다. 고민 중이다. 충분히 검토하고 적합한 분야를 찾아보겠다.”
-10년 이상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많은 대학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림성심대도 등록금을 올릴 생각이 있는가.
“등록금 동결 장기화 상황에서 모든 대학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등록금 인상 필요성도 있다. 그러나 국가 장학금을 포기하면서까지 등록금을 인상하기란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현재 한림성심대가 혁신지원사업, 링크사업 등을 통해 정부로부터 80억원 가까이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사업비 집행에 제한이 있는 부분이 많다. 다행히 올해는 이에 대한 제한이 일부 완화돼 나아진 상황이다. 정부가 지원금에 대한 자율권을 대학에게 많이 부여하면 일시적으로라도 대학이 가진 재정적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등록금 자율화를 시작으로 대학의 자율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
-요즘 글로컬대학이 지방대학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다. 한림성심대도 준비 중인가.
“여러 가지로 검토를 하고 있지만 당장 올해 바로 도전하기에는 어렵다.”
-음악에 남다른 소양이 있다고 들었다.
“음악을 좋아해 대학생 시절 밴드 활동을 했다. 대학교 1학년 때 그룹사운드에서 키보드를 맡았다. 다른 대학교 축제가 있으면 찾아가 연주하기도 했다. 춘천과의 인연도 있다. 과거 성심여대 캠퍼스가 춘천에 있던 시절 축제에 와 공연을 했다. 당시만 해도 도로가 굉장히 열악했다. 봉고차에 악기를 가득 싣고 힘들게 온 기억이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여대라고 하니 우리가 기대감을 가지고 온 게 생각이 난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 그 중에서도 특히 지방 전문대학이 위기다.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생각인가.
“우선 대학 차원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전문대는 직업전문인을 배출하는 곳이다. 사회가 변하면 직업에 대한 수요도 변한다. 변화에 따른 대학 스스로의 학사 구조조정 등이 중요하다. 그런데 대학 스스로 변화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변화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학과 통폐합, 구조조정, 정원조정을 어떻게 구성원들과 잘 소통하면서 효율적으로 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충실한 교육도 필요하다. 많은 학생들이 만족하고 찾아오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인구가 줄면서 전문대로 올 학생들이 4년제로 가는 현상이 있다. 결국 정부 차원의 고민도 필요하다. 지방대학 위기는 국가 구조적인 문제다. 수도권 과밀화가 심하다. 사람이 몰리니 정책도 계속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지방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리/정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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