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용사 휠체어 직접 민 尹... "이들 희생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 없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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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자유를 지킨다는 사명 하나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셨습니다."
윤 대통령은 훈장 수여를 마친 뒤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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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플리트 외손자·백선엽 장녀 초청
제2연평해전·천안함 등 용사도 참석
"오직 자유를 지킨다는 사명 하나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셨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국전 참전 미국 용사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한 오찬 자리에서 이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훈장을 추서하는 자리에서다. 윤 대통령은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랄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육군 대령의 휠체어를 직접 밀어 무대 위에 함께 오르기도 했다.
이날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는 한국전 참전 영웅들과 그 후손들이 참석했다. 미국 장성들을 비롯해 한미동맹의 상징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외손자 조셉 맥 크리스천 주니어와 백선엽 장군의 장녀인 남희씨가 초청됐다. 퍼켓 대령,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은 훈장을 받았다. 또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의 유가족이자 조카인 조셉 로페즈가 대신 참석해 훈장을 받았다. 김건희 여사도 함께했다.
이들은 각각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동료와 한국을 지켜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중위)으로 참전해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의 목숨을 구했다. 윌리엄스 대령은 1952년 11월 미그 15기 7대와 교전 끝에 4대를 격추했다. 로페즈 중위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서 수류탄에 몸을 던져 부하들의 희생을 막았다.
제2연평해전 승전의 주역인 이희완 해군 대령, 연평도 포격전 당시 포7 중대장이었던 김정수 해병대 중령,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과 참전 장병 등도 참석해 한미동맹을 축하했다.
尹 "한국전 실종 美장병 마지막 한 분까지 찾을 것"
윤 대통령은 훈장 수여를 마친 뒤 오찬사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이고, 기억해야 할 전쟁"이라고 강조하면서 "여러분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영웅이자 진정한 우리들의 친구"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2만8,000명의 주한 미군 전우들이 우리 국군과 함께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중심에 한미동맹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강력한 동맹인 한미 양국이 신뢰와 믿음을 통해 견고한 자유 수호 동맹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 전사자나 실종자들의 유해 발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오찬사가 끝나자 참석자 전원이 2분가량 기립박수를 쳤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국전 참전 용사 추모 의미로 빈 테이블에 목례도
이날 오찬의 슬로건은 한미동맹 70주년의 역사와 미래를 되새기는 뜻의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동맹(Alliance in Action Towards the Future)'이었다. 행사장에는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전사한 용사들을 추모하는 뜻을 담아 빈 테이블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 테이블로 이동해 촛불을 점화한 후 목례를 했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의 편지도 윤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편지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양국 관계를 되돌아보고 공유하는데 훌륭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양국 국민이 안전하고 번영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북한 위협에 맞서 수호하는 대통령님의 리더십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혀 있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이 액자를 전달한 후 오찬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 구호를 외쳤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찬을 마치고 떠나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이때 많은 미국 측 참석자들이 김 여사와 사진 찍기를 원해 줄을 이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워싱턴=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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