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말실수만 기다리는 野, 불필요한 구설 만드는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데도 민주당은 나라 외교는 제쳐두고 대통령 말실수만을 찾고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의 그 ‘열망’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 황당한 일이 넷플릭스 한국 투자와 관련한 해프닝이다.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 CEO를 만난 자리에서 넷플릭스가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런데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는데 지금 해외에 투자할 때인가”라며 “대통령이 나서서 해외 OTT 기업 투자라니, 생각 없이 퍼주기 할까 봐 불안불안하다”고 했다.
무슨 꼬투리라도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가 헛것을 본 것이다. 그는 이 글이 사실과는 정반대인 것이 드러나자 삭제한 후 다시 “윤 대통령은 이미 결정된 투자 건으로 넷플릭스와 사진 찍으러 간 것 아니냐”고 했다. 잘못된 주장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미국이 삼성전자·하이닉스에 유사시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금지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집안에서 큰소리치고 밖에서 맥 못 쓰면 (윤 대통령은) 가장 아니고 폭력 남편”이라고 했다. 이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식으로 논의되지도 않은 상태다. 대통령이 국내에서 도를 넘는 비난을 받으면 외교에서도 그 영향을 받게 된다. 최대 동맹국인 미국에 국빈으로 방문한 때만큼은 야당도 자제해야 한다. 선진국 야당들은 모두 이렇게 한다.
지금 윤 대통령은 민주당으로부터 외교 문제에서 어떠한 협조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외교 언어에 대해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교 언어가 때로는 모호하거나 원론적인 것은 상대국과 국제사회는 물론 국민을 만족시켜야 하는 중간 지대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서로 상충하는 경우가 많다. 성공한 정상들은 절제된 언어를 이용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해왔다.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무슨 말을 하느냐’보다 ‘국민과 상대 국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문제 소지가 크다. 한국에는 윤 대통령 생각과 같은 사람도 많겠지만 아닌 사람도 그만큼 많다. 특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한국 대통령이 할 표현은 아니다. 민주당이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했다”고 비판한 것은 일리가 있다.
윤 대통령은 너무 많은 말을 한다. 그만큼 사고 소지도 크다. 이제는 대통령이 말은 줄이고 실천을 할 때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한 번 걸러서 정제되게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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