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더글로리’ 같은 사이다 복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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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어느 일본 중학생이 쓴 독후감의 일부다.
2009년 출간 당시 교내의 집단 따돌림과 폭력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일본 내 학교폭력 논쟁에 불을 지폈다.
현실 속 학교폭력은 집요하고 악랄하다.
폭력의 강도만 점점 더 세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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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카미 미에코|296쪽|책세상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 책을 읽고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어느 일본 중학생이 쓴 독후감의 일부다. 2009년 출간 당시 교내의 집단 따돌림과 폭력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일본 내 학교폭력 논쟁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오르며 다시 주목받은 이 작품은 국내에 새 번역으로 재출간됐다. 학폭을 다룬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더 글로리’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맞물리면서다.
현실 속 학교폭력은 집요하고 악랄하다. 약자를 괴롭힌 이에게 똑같이 갚아주는 ‘사이다’ 같은 보복은 없다. 폭력의 강도만 점점 더 세질 뿐이다. 어느 날 방과 후 패거리는 ‘나’의 코에 분필을 넣고 칠판에 그림을 그리게 했다. 그 뒤엔 먹어야 했다. 고지마의 고통도 이어졌다. 교실 청소도구함에 감금되기도 했다. ‘나’는 고지마가 오늘은 무사히 집에 갔을까 늘 걱정한다.
책은 ‘지금, 이곳’에서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는 ‘나’에 주목한다. 폭력의 대상이 왜, 다른 그 누구가 아닌 ‘나’여야만 하는가. “모든 약함에는 이유가 있다”, “고통과 슬픔은 극복해낼 의미가 있다”며 괴롭힘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고지마의 태도에 ‘나’는 혼란스럽다.
궤변 같으면서도 한편으로 타당해 보이는 논리는 작품 안에서 대치하며 우리 사회에 약자와 강자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묻는다. 나아가 우리가 사회의 규범과 도덕, 개인의 윤리적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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