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변신, 고수익 브랜드 됐다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1분기(1~3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최대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진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 6000억원에 그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가 됐다.
현대차는 25일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2만1712대를 판매해 37조77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작년 1분기보다 판매량은 13.2%, 매출은 24.7% 늘었다. 영업이익은 3조5927억원으로 86.3% 급증했다. 현대차는 단순히 차를 많이 팔기만 한 게 아니라 수익성 평가의 핵심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9.5%를 기록하면서 내실까지 크게 개선됐다. 이 수치는 2020년엔 2%대까지 떨어졌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진행된 그룹의 체질 개선이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현대차·기아는 ‘싸고 좋은 차를 많이 파는 회사’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제네시스 같은 고급차나 아이오닉 5·6 등 전기차를 앞세워 상품성과 수익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기아도 2조원대 영업이익으로 현대차에 이어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고급차·전기차·SUV로 비수기 뚫었다
1분기는 자동차 업계에선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가격 할인이 많은 연말에 판매가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1분기 현대차는 4분기보다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7% 늘었다.
비결은 고급차와 전기·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SUV 판매 호조 덕이다. 1분기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102만대 중 58%인 59만대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SUV였다. 여기에 전기차 아이오닉 5·6 등 친환경차도 1분기에만 약 16만대가 팔려 작년보다 39% 급증했다. 현대차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고급차·친환경차, SUV 등 수익성 높은 제품 판매 비중이 커진 것을 통해서만 작년 1분기보다 영업이익 5590억원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했다. 여기에 작년 1분기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205원에서 올해 1275.6원으로 오르면서 환율 효과(영업이익 2760억원 증가)도 봤다.
◇수익성으로 벤츠·BMW 뒤쫓는다
현대차의 체질 개선은 높은 영업이익률로 나타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률 9.5%는 2013년 3분기(9.7%) 이래 최고치다. 지난 4분기 8.7%에 이어 고공행진 중이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차는 많이 파는데 돈을 못 버는 회사”라는 게 현대차에 대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인식이었다. 판매량만 보면 현대차 전성기는 연간 480만~490만대 안팎을 팔던 2014~2017년이었다. 작년 현대차 판매량(약 394만대)보다 100만대 안팎 많다. 하지만 많이만 팔았지 정작 실속은 없다는 게 현대차의 고민이자 약점이었다. 2014년 8.5%였던 영업이익률은 2015년 6.9%, 2016년에는 5.5%로 떨어지더니 2018년에는 2.5%까지 주저앉았다. 아반떼나 쏘나타 등 중형 세단 판매 비중이 높았고, 판매를 늘리려 해외 시장에서 저가 경쟁을 자주 벌인 탓이었다.
하지만 이젠 글로벌 완성차와도 판매량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이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데이터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도요타의 지난 4분기(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5.3%, 폴크스바겐그룹과 GM(제너럴 모터스)의 1분기 전망치는 7.3%, 6.2%로 각각 나타났다. 현대차가 이들을 모두 크게 앞선 것이다. 고급·고성능 차만 판매해 전통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작년 영업이익률 13.6%와 BMW의 9.8%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2분기 연속 8~9%를 기록하며 두 회사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현대차는 이날 새 배당 정책도 내놨다. 배당 횟수를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앞으로 3년에 걸쳐 자사주를 매년 1%씩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배당 투명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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